썰 백업을 해보자! 5
[헤이신 신혼살림!]
헤이신 신혼살림 사러 같이 장보러 가줘.
-이건 어때?
-내가 보기엔 저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말하는데 지금 보고 있는 건 가구지 네 녀석 취향의 옷은 아니다.
-신혼인데 좀 입어줘라 쿠도!
핫토리가 신이치 허리 껴안고 어깨에 턱 괸채로 그렇게 다녀주면 좋겠어. 신이치가 열심히 서재 책장도 고르고, 핫토리가 기나긴 고민 끝에 산 라지킹사이즈 침대를 골랐는데 "틈이 넓으니 싫을 땐 떨어져서 자도 되겠네."란 신이치 말에 허둥지둥 싱글침대로 바꾸려고 했다던가. 아마 신이치가 헛웃음 지으며 적당한 걸 미리 골라 배달시켰겠지...
그러다 식기 고를 때부터 고민이 깊어지면 좋겠다. 이미 서로가 오이도 잘 못자르는 형편없는 요리실력의 소유자임을 알고 있어서.
-쿠도 넌 혼자 산 세월이 얼만데….
-아침은 토스트. 점심은 학교에서 먹고, 저녁은 굶던가 레토르트 식품을 데우던가 하면 이런 상태로도 충분히 혼자살아남거든?
-그렇게 먹으니까 이렇게 비리비리하지!
서로 왁왁거리던 두 사람은 결국 깊은 고민 끝에 기본적인 것들만 사고 돌아왔을 것 같아.
-쿠도, 음식 배울래?
-너희 어머님이 요리 잘하시잖아. 배워와라.
동시에 말한 두 사람이 결국 같이 요리교실도 알아봐줘. 그리고 그 날은 핫토리가 알아봐둔 맛집 가서 해결하고...
-내 입맛 꽤 까다로운데, 쿠도가 해준 밥 먹고 어떻게 살지...
-허, 누가 해준대?
그렇게 투닥투닥거리면서도 나중에 기본적으로 사둔 조리도구가 금방 닳도록 서로 엉성한 요리들 해주면 좋겠어. 행복하게 살아 헤이신....
[좋아해 아라코... 잘 하면 아라코스바가 되어줘.]
아라코 보고싶어... 솔직히 아라이데 센세 상황이면 얕든 깊든 코난에 대한 생각을 못 떨칠 것 같은데. 그렇게 지켜보다 보면 어딘가 비밀스럽고 자주 다치는 코난 보면서 아슬아슬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분명 어느 날 심하게 다친 아이가 노란 비틀을 타고 가는 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그 앞을 막아설 것 같다.
병원은 이쪽 길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게…….
저는 괜찮아요, 아라이데 선생님!
말을 못 잇는 아가사 대신 멀쩡한 척 해보이는 코난의 목소리가 들리겠지. 아플텐데도 웃으려고 하는 얼굴에 심장이 덜컥거리지 않았을까.
그럼 저희 진료소에 들렀다 가세요. 치료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아뇨, 정말 괜찮은데….
그 사람과 관련 있는 일이니?
…….
베르무트에 대해서, 괴담얘기 이후로 직접 언급한 적 없던 아라이데라 코난도 잠시 말을 잃을 것 같아. 그러다 곤란하게 웃지 않을까.
제가 치료받으면, 치료비 대신 침묵을 지켜주세요.
그렇게 겨우 치료받는 코난... 온 몸에 상처가 가득 있어서 아라이데 센세도 자연히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까. 분명 어린 아이가 이런 상처를 입는 게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할거야.
FBI에게 따지면, 코난군이 덜 위험해질까?
…선생님. 전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을 거란 건 선생님도 알고 계시죠?
그 말에 아라이데는 FBI에서 연락이 끊겼을 때보다 더 두터운 벽을 느끼겠지. 속이 무척이나 답답할거야.
침묵하고, 돈도 안 받을 테니까… 또 다친다면 여기 와 주겠니?
자기 손목을 잡고서 무언갈 참고 있는 듯 살짝 떠는 아라이데를 보며 코난도 그쯤에서 물러나주면 좋겠어. 그래서 이따금씩 치료받으러 가거나 해줘.
그러다보니 결국 작은 아이에게 빠져버린 아라이데 센세가 보고싶어! 잘하면 아가사 박사님 대신 아이를 마중나온 스바루씨랑 마주쳐서 아라코스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버본신과 후루신]
널 찾아 여기까지 왔어.
이 대사로 후루신과 버본신의 차이 보고싶다. 감금되어 있던 신이치가 묶인 손목을 풀기 위해 손등을 물어뜯어가며 필사적으로 도망쳤더니 그 손등에 난 흉터를 쓰다듬으며 총구와 함께 맞이하러 온 버본신, 코난이 없어지고 나서 그 흔적을 찾기 위해 유키코와 함께 프랑스에서 잠시 쉬고 있던 신이치를 찾아가 차마 닿지도 못한 채 눈물조차 안 나오는 괴로운 얼굴의 후루야로 후루신...
[존잘님의 검조 아카이와 FBI신이치 너무 좋아]
공이 수 손목다칠까봐 수갑에 손수건을 덧대어 소중하게 어루만져주는 거 좋아하는데, 이것도 검조 아카이랑 신이치랑 어울리지 않을까.
손목이 말랐구나 아가. 밥은 먹어야지.
언젠가 혀를 씹어 기절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도망치려 했던 신이치라서 입에 부드러운 천을 매어둔 채로 아카이가 조곤조곤 얘기해주면 좋겠다. 신이치는 부드러운 손길과 지금 제 상황이 너무 이상해서 더더욱 가시를 세우지 않을까.
[글러먹은 취향]
사실 저질 취향중 하나로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새까만 곳에 가둬두고 밥만 주며 감시해서, 죽지 않도록 케어해가며 어둠이 무섭고 혼자 있는 게 치가 떨리도록 끔찍해진 른을 왼이 환한 빛과 다정한 웃음으로 조련하는 거 좋아해요... 신이치는 그 조련이 너무 힘들것 같지만, 꺾이지도 않을 것 같지만.... 처절하리만큼 그려진 눈물자국과 함께 왼을 올려다볼 신이치는 너무 보고싶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어.
왼의 팔에 안겨 바들바들 떠는채로 말해줄 신이치가 너무 보고싶어요...
[언젠가 써본다면 중편일 것 같은 후루신아무]
아무로와 후루야가 형제인 거 보고 싶고... 아무로를 사랑하는 신이치가 후루야와 밤을 보낸 뒤, 후루야에게 붙잡혀 얽혀가는 아무로→←신이치←후루야 에서 아무로→신이치→←후루야 물이 너무 보고 싶다...
아무로: 저기 난 무슨 죄죠?
[만능의 아포톡신으로 기억을 잃어줘 신이치]
만능의 약 아포톡신과 만능의 아포톡신 해독제 후유증 너무 좋죠...후유증으로 병약함이 늘어나는 것도, 여자가 되는 것도, 목소리나 시야나 청각이나 통각을 잃는 것 등등. 하지만 신이치에게 제일 고통스러운 건 오래된 기억부터 서서히 잊어가는 거 아닐까요.
처음 셜록 홈즈를 읽었을 때의 벅참이나, 란과 만났을 때의 기억이나, 점차 시간이 흘러 첫 추리의 설렘, 더 넘어가 코난이 되었던 기억까지. 나이를 먹고 점차 능숙해져 가면서 많은 걸 잃어가면 좋겠어요. 어째서 시작된 건지 잊어버린 인연들과 그래도 함께해가는 신이치. 가끔 주변에서 실수로라도 옛날 기억이 나오면 맞장구쳐주면서도 전혀 모를 일이라 소외감 내지는 자괴감을 느끼면 좋겠어요. 그러다 답지않게 떨리는 손으로 주위 어른의 옷자락을 쥐어주는 날도 오지않을까요. 자기도 어른이 됐지만, 기억은 늘 자신을 5, 6년간 살아온 사람으로 밖에 만들질 않으니까.
언젠간 제가 당신에 대한걸 싹 잊을지도 몰라요. 그게, 더 없이 무서워...
아마 신이치가 무서운 만큼 어른들도 괴롭고 아플거예요. 그런 이야기도 너무 좋아요!
[히고신하이 같은 마이너도 좋아하는데 능력이 부족하다.]
솔직히 사나신이나 히고신 같은 것도 좋아하는데 썰거리가 없어... 히고신하이 어떨까. 축구 유망주이자 건방지지만 그만큼 새파랗고 활기찬 신이치를 눈여겨보던 히고. 어느 순간 휙하니 사라져 죽었다는 소문만 들려오다가, 다시금 꿈처럼 나타나 사건을 해결해가는 신이치에게 마음속 친밀감이 쑥쑥 올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신이치는 이미 코난일 때 몇 번 만났고, 11번째 스트라이커에서 축구교습도 했었으니까 익숙할 거야. 그래서일까, 신이치가 대학생이 돼었을 때 선글라스를 낀 채 다가와 슬쩍 눈을 마주치곤 혹시 기억해? 하고 묻는 히고가 반가웠겠지. 물론 그만큼 놀랐겠지만.
아무튼 너와 같이 축구하고 싶어, 란 히고와 씩 웃으면서 쉽게 지진 않을거란 신이치. 그리고 동경하는 축구선수가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눈치챈 하이바라.
하이바라는 남자여도 여자여도 좋아! 음... 여기선 남자일까?
아무튼 그러다가 어느 날은 신이치의 팔을 잡고 "나가지 마." 하고 말해주면 좋겠어. "하이바라?" "여기 있어. 오늘은… 축구하지 말고." 어딘가 반쯤 포기한 얼굴이라 결국 히고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그 옆에 머무르는 신이치. 하이바라가 씁쓸한 눈으로 당신을 동경하지만, 쿠도군만은 안 돼. 하고 말해주면 좋겠다. 그제야 히고도 자기 마음이 어떤 건지 깨닫고 당황하지 않을까...
[후루신의 가볍기만 한 러브 코메디 너무 좋아해요!]
내가 이렇게 잘났는데. 하고 자기 잘난 걸 아는 애들이 좋아. 그런데도 후루야랑 신이치는 조금 다른 방향일 것 같지?
후루야는 내가 이렇게 잘났는데도, 하는 한숨섞인 느낌이라면 신이치는 아니 내가 이렇게 잘났는데! 하는 당당함과 패기 넘침이 엿보일 것 같아. 내 안의 신이치 정말 건강하고 당당한 아이... 아무튼, 그런 시점의 차이가 나오는 쌍방 짝사랑 러브 코메디 안 일어날까.
위장약 씹어먹어가며 존경하지만 좀 거릴 두고 싶어진 상사 후루야의 무자각(자각 후엔 더 답없음) 짝사랑 푸념을 들어주는 카자미. 그리고 3/4조에게 아니 이 잘난 나한테 안 넘어온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면서 약간 알딸딸해 진 채 투덜거리는 신이치. 그리고 3/4조에게 아니 잘난 나한테 안 넘어온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면서 약간 알딸딸해 진 채 투덜거리는 신이치. 그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신이치 앞으로 음식 몰아주곤 많이 먹고 어서 잠들라며,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흘리는 게 일상다반사고.
아무튼 그러다 비틀거리는 후루야와 깜빡 졸기도 하는 신이치가 길에서 만나라. 물론 옆엔 부축해주는 카자미와 3/4조가 있음.
"신이치, 군...?"
"자-알 만났다아-!"
목소리 듣고 퍼뜩 고개 든 신이치가 손가락질 해가며 후루야 가리키고. 아니 지금 술 들어갔다고 대체 무슨 짓을 할 셈이야! 싶던 핫토리나 카이토가 입을 막기 전에
"내가, 어? 이정도로 해줬으면 좀 반해줘도 되잖아요! 뭔데 반하게 해놓고 이렇게 잘나고 능력있는 날 모른 척 해?!"
하고 폭탄 발언 터트려주면 좋겠어.
일났다 싶은 3/4조나 어안이 벙벙한 후루야나 상황이 좀 미쳐돌아간다 싶은 카자미. 그리고 거의 주르륵, 하는 의태어가 어울리는 몸짓으로 카자미에게서 떨어져 신이치 어깨를 잡은 후루야.
"신이치군이야말로 날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뭐래요 이 아저씨가! 필사적으로 유혹한 건데!"
그쯤 되니까 뒤에서 3/4조 수근거리고 있을 거야.
'쿠도 내일 우야노.'
'다 자기가 뿌린 씨앗인거죠.'
'일단 재밌잖아.' 하는 반쯤 제 3자들..
아무튼 후루신이 그렇게 좀 바락바락한 느낌으로 대화하다가 서로 손 잡고
"호텔 갈까."
"까짓거 가죠!"
해서 뒷골 당긴 카자미가 참아주세요... 하면서 머리 싸매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날 술기운에 울리는 머릴 감싸고 일어났더니 짝사랑 하는 그이가 옆에 누워있었다, 란 상황. 순간 모든 게 기억난 둘이 한동안 말 잃었으면 좋겠어.
"내가 그런 것도 못 알아채고…"
"아 씨, 고백 멘트 생각해 뒀는데 다 쓸모없어졌잖아…!"
하고 머릴 털어내다가 다시금 진지하게 교제하자! 바라던 바입니다! 하는 후루신 보고싶어. 카자미 개인 상비 위장약 두 통 되겠지...
[고양이과 수인이랑 해줘 신이치]
아직 화창한 낮이지만 고양이과 수인 좋지... 밤일 하면서 흥분하면 몸의 곳곳이 동물화 되는데, 혓바닥이 거칠고 까끌해져서 본능적으로 신이치 핥을 때 은은한 상처나고 그럼 좋겠다. 흐릿하게 혈향이 나며 간질거리는 따가움이 느껴질 때 힉, 하면서 움칠 떤 신이치가 묘하게 더 흥분하면 좋겠어...
[내 머릿속 헤이신은 이런 취향]
은은한 마이 붐 결혼하고 나서 핫토리/쿠도라고 부르던 때에 "너도 이제 나랑 같은 성이거든?" 해서 시, 신이치... 하고 부를 때 멋쩍어서 뒷목 주무르며 눈 피하는 핫토리. 가끔 헤이지 부르다가 무심코 헤이지 형아, 하고 불러서 귀까지 붉어진 채 얼굴을 손에 묻고 부들부들 떠는 신이치... 핫토리 옆에서 더 불러봐, 뭐라고? 헤-이-지-형-아-? 하고 있지 않을까.
[검조AU로 담뱃불과 아카신]
검조AU신이치 왜이렇게 좋지... 특히 베르무트가 싸고돌고 진이 아닌 척 아끼는 그런 신이치가 너무 좋아. 언젠가 라이가 스파이임을 확신한 신이치가 그냥 입 다물고 티타임에 초대했으면 좋겠어. 긴장과 흥미로움, 당당함을 각각 1:5:4 비율로 가지고 티타임에 응한 라이 보고는 평온하게 커피나 차를 권하는 신이치.
어라, 차 안 마시고요? 자주 마셨을 것 같은데. 음... 역시 커피로 갈아타신 건가?
해서 영국→미국으로 간 라이 꼬집고.
호오- 하면서도 어떻게 요리해내지 싶은 아카이를 보면서 가살맞은 미소 띠우는 신이치가 좋아.
-담배 많이 피우죠? 나중에, 제가 첫 담배를 피울 때 불은 라이가 붙여주지 않을래요?
그때 까지 몸 성히 있다면. 당신이 마음에 든단 표현을 애둘러 말해서, 결국 자길 주겠다는 신이치한테 흥미 가진 아카이.
-그런 걸 구매하는 취향은 없는데.
-그래요? 아쉽네.
그렇게 말해도 티타임 자체는 완만하게 끝났으면 좋겠어.
그리고 훗날 신이치를 사랑할 수밖에 없던 아카이가 조직 거물과 함께 잡힌 신이치를 보고 무심결에 물어보면 좋겠다.
-담배를 배웠나?
-가르쳐 줬으면 하던 사람이 거절했어요.
아마 사형일 법 앞에서도 여유로운 신이치가 좋아. 그 후 개인 면담 때 신이치가 수갑 찬 손으로 아카이 가슴포켓에서 담배 한개필 꺼내가 입에 물어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배워봐도 좋겠네. 저는 라이터가 없는데, 라이가 붙여 줄거죠?
끝까지 당당한 그 아이가 눈에 밟혀서, 결국엔 처음 거절한 자기 말을 번복하는 아카이 보고싶어. 사실 첫 담배의 불을 붙여주세요, 하는 신이치가 좋은 거지만.
[잔잔하고 일상적인 진신도 좋아해]
옛날에 흠흠, 하고 좋아하던 노래는 다시 가서 들으면 안됩니다. 전에 댄디라이언 좋아한다고 말하고 찾아들어서 지금 자꾸만 거기에 빠져들구 있으니까...
여전히 검조에서 공포의 상징인 진과 알고 지내는 신이치 보고싶어...
신이치는 검조와 상관없는 사람.
검조에서도 공포와 동경? 의 상징이다 보니까 경계받는 게 심한 진. 팀으로 움직이곤 하는 워커 키얀티 코른 등을 빼면 마냥 편한 사이로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었으면. 그러다 사건과는 상관없이, 잠시 머무르게 된 임시거처 옆집이 신이치네였다던가 해서 만나는 거 보고 싶어. 처음엔 당연하다시피 겁먹은 것 같더니 다음엔 호기심을 반짝이며 바라봐오고, 더 나아가 말도 걸어오는 게 언짢고 귀찮겠지. 그래도 큰 소란 없이 보내야 하니까 조용히 지낼거야. 한 순간이면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며 어느 순간 신이치가 손 흔들면서 아저씨, 하고 인사하는 게 익숙해지면 좋겠다. 이름도 나이도 출신도 하는 일도, 뭐 하나 알려주질 않는 수상하기 짝이 없을 사람이지만 의외로 나쁜 사람이 아니네 하는 신이치.
그리고 정말 어느 날은 분명 겁 먹었을 텐데, 하고 말 꺼내는 진이 보고 싶어. 거의 처음 말 걸다 시피 한 거라 신기해하는 신이치.
뭐 겪고 보니 별 거 아니었다며 처음 그런 반응을 보인 건 미안하다 말하는 눈앞의 남학생이 기묘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자길 며칠 봤다고 별거 아니라 표현한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으니까.
그래도 썩 심하게 나쁜 기분이 아니라서 내버려두는 진. 아마 정원에 노다니는 길고양이 보는 심정이었겠지. 자기완 상관 없지만 그럭저럭 보기 나쁘지 않으니까. 잘 보면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진실을 쫓는 탐정을 존경한단, 그런 말을 할 때의 신이치는 좀 고양이를 닮았다 싶은 마음도 들 것 같애.
그렇게 뜨뜻미지근한 일상을 살아가다 임시 거처를 옮길 날도 올 거고. 아마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던 진도 이따금씩 신이치가 생각나지 않을까. 신이치는 약간 배신감 들었을거야. 그래도 애초에 그런 사람인 것 같으니까 뭐…. 싶겠지?
시간이 흘러서 길거리에서 진과 마주친 신이치가 어, 하고 부르면 좋겠다. 곰살맞게 대해 준 적도 없는데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신이치가 이젠 신기할 지경인 진... 검정색 일색인 제 차림이 꺼림칙할 게 분명할 텐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싶고. 아무튼 그 길목을 알고 나서 여전히 미온적 관계를 유지해가는 진신. 결국 신이치 옆집이던 임시 거처를 다시 매수해서 이따금씩 휴식을 가지러 거기 가면 좋겠다. 가끔은 소름끼치게 똑똑한 아이가 바로 옆에 있는 최악의 범죄자도 못 알아보고 살갑게 구는 게 조금 웃기지 않을까. 이미 자기 분위기가 신이치 앞에선 꽤나 누그러든 것도 모르고.
그러다 어느 날 드물게 다친 진이 신이치랑 마주치면 좋겠어. 흔들리는 눈을 보고 역시 너도 어쩔 수 없군, 하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신이치가 곧장 응급처치 하려는 거.
놀랍게도 119를 부르거나 병원에 가자는 말도 없고. 왜지? 하고 물으면 내가 바보로 보여요? 아저씨가 질 나빠 보이는 거야 훤한데. 하고 대답하는 신이치.
"내가 잡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 전에 누군가가 죽을 것 같다면 살리는 게 당연하죠."
그 말을 들은 이후부터 진 안의 신이치가 조금 더 의미 있는 존재가 되면 좋겠어. 그게 혼란스럽고 불쾌해서 신이치를 보거나 생각하면 인상을 팍 찌푸리는 진. 그래서 이젠 인상쓰지 않는 날이 없겠지. 분위기가 살벌해서 조직원들도 조심조심하지 않을까..
아무튼 내가 보고 싶은 건 조직 전면전에서 신이치를 만나는 진이야. 이번에도 역시 죽을 정도로 다쳐서. 어쩐지 새파랗게 질린 신이치를 보고, 꼴사나운 얼굴이라 생각하면서도 기분이 나쁘진 않다 생각하는 진. 저 애송이가 흘리는 눈물의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픔도 추위도 분노도 사그러드는 진이 보고싶어. 그냥 신이치가 자기 죽음에 울 거란 이유로.
[하찮을 만큼 일상적인 아무코]
아아아아-
코난군, 선풍기 앞에 너무 가까이 있는 거 아닌가요?
괜찮아. 이런 것도 여름의 풍물이니까!
이럴 때만 어린애인척 하는 건...
으응? 난 어린애인 걸?
하는, 혼자있는 코난을 보러 온 아무로와 코난으로 어딘가 하찮은 아무코의 저녁시간.
[아카이와 후루야가 싱찌나 코난에게 해주는 키스에 대한 편견]
아카이씨 혀는 왠지 모르게 두꺼울 것 같단 편견이 있어... 신이치는 뭔갈 먹을 때 그렇게 크게 입을 벌리는 편이 아닌데다가 코난도 입이 작긴 마찬가지라 키스할 때 아카이씨 혀가 부담스럽다면 좋겠어. 혀로 한 번 얽기만 하면 압안에 침이며 살들까지 다 들이 삼켜지는 기분이라, 아카이랑 키스할 땐 자기도 모르게 갈퀴처럼 손을 오므려 옷자락을 쥐어주면 좋겠어. 입술이 떨어지면 분명 제 입안에서 흘러내린 것 같은 타액이 길게 늘어나 툭 끊겨서, 그 사이 조금 식은 물방울이 열에 들뜬 입술에 닿을 때 마다 움찔 떨어주면 좋겠다.
후루야는 뭔가 키스하기 전에 아랫입술을 핥고 깨문 뒤 시작할 것 같고, 아무로는 베이비 키스 두 세번 해주다 뺨과 턱선이 덮히도록 다정하게 감싸쥐고 키스해줄 것 같아. 버본은 일단 턱을 뺄 수 없게 꽉 쥔 다음 저를 봐야죠. 하는 조련부터 하지 않을까.
[카이토가 귀여운 카이신 좋아.]
가끔 코난이 너무 작아서 침대 품에 폭 파묻혀 가라앉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카이토 보고싶어. 아무래도 이미 170넘는 키의 고등학생이었으니까 침대도 클 거고... 쿠도가는 침대도 좋은거 쓸 것 같으니까. 누르면 누르는 대로 쑥 들어가는 침대에서 코난을 잃어버리면 찾기 힘들지 않을까, 하고 괜한 걱정하는 카이토 보고싶어. 특별 대책으로 베개들고 같이 자자고 하는 카이토 덕에 코난 말 잃어버리지 않을까. 그래도 책읽을 준비하며 켜 둔 스텐트 정리하고 슬쩍 옆으로 물러나 줄 것 같긴 해.
[귀엽게 연애해 헤이신]
왠지 모르게 키스하는 법을 배우는 핫토리 보고 싶어. 정말 키스 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키스를 하기까지의 분위기 같은 걸 배운다던가. 그 이유는 분명 키, 키, 키스하자! 하고 신이치 한테 말했다가 거부당해서일 거야. 선생님은... 누가 있지? 역시 3/4조?
아무튼 첫 관문. 상대가 키스하고 싶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라! 에서 부터 핫토리가 난관에 봉착하면 좋겠다. 그냥 네가 어떤 때 키스하고 싶은지 말하라는데, 핫토리는 신이치 얼굴만 봐도 키스하고 싶은 마음(실행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이 들어버리는 걸...
아무튼 거기에 대한 대답 듣고 할 말 없어지겠지. 내가 이렇게까지 연애에 서툰 사람에게 뭐라고 해줘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 거야. 아마 일단은 가르쳐쥐보려는 하쿠바와, 그냥 신이치에게 모든 걸 털어버리는 카이토로 나뉘지 않을까.
그래서 신이치가 한숨 쉬고는 진짜 나보다 더한 놈, 하고 말해주면 좋겠어. 그리고 결국 그날 밤 이러이러할 때 키스하라면서 직접 가르쳐주지 않을까. 아마 실전편이겠지?
[원래는 본인이 또 다른 자신인 카이신]
보름달이 뜨는 날 밤, 무언갈 비출 수 있는 또 다른 매개체를 가지고서 전신거울 앞에 서면 다른 세계의 자신을 볼 수 있단 소문이 돌았으면. 그런 걸 무서워하면서도 해보고 싶어하는 란과 소노코가 신이치를 끼고 그런 이야길 해줬겠지. 신이치는 되게 관심 없어 할 것 같아.
그러다 란과 소노코가 도전해본다는 보름달이 뜨는 날 밤, 이상하게 잠이 안 와서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잘까, 해서 아래층에 내려간 신이치가 컵을 들고 서재 쪽에 잠깐 시선을 돌렸으면. 이건 아마 가벼운 버릇이었을 거야.
문득 그 사이로 마주친 전신 거울이 조금 이상한 걸 느꼈으면 좋겠어. 분명 얼굴은 쿠도 신이치인데 입고 있는 옷이나 머리, 방 풍경 같은 게 다 달라서. 그제야 란과 소노코의 이야기를 떠올린 신이치가 그런 말도 안 되는, 란 생각을 하면서도 거울에 다가가면 좋겠다.
-어라? 내, 내, 내가 거울 속에서 멋대로 움직이고 있…!!
-목소리도 같은 건가. 그보다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거야?
당황한 카이토는 상관 않고 성큼 걸어가 거울 주위를 살펴보는 신이치. 따로 장치되어 있는 게 없단 걸 알고 나서도 의심의 싹을 지울 순 없겠지. 카이토는 진짜 이게 뭐냐 싶어서 좀 굳어있으면 좋겠다.
-어이. 네 이름이 혹시 쿠도 신이치야?
-쿠도…? 농담이겠지. 내 이름은 쿠로바 카이토라고.
-뭐?
그때 되면 신이치도 묘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어떠한 이유에서 이런 번잡한 트릭을 만든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위해 미리 짜둔 각본대로 움직일 필요가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아마도 며칠 전부터 퍼져나간 괴이쩍은 소문부터 의심스러운데, 또 다른 자신을 볼 수 있단 소문과는 달리 뜬금없는 쿠로바 카이토란 인물이 나타났으니까.
-그보다 넌 뭐야? 혹시… 아카코 녀석이 꾸민 일인가?!
-남을 멋대로 흉계나 모략을 위한 도구로 취급 말지?
신이치도 카이토를 그런 식으로 생각했지만 그건 넘어가고. 일단 단서를 찾아야 하니까 팔짱을 낀 채 당당하게 네 얘길 해보라는 신이치가 좋아.
-하? 내가 왜!
-그럼 넌 이 현상이 왜 일어난 건지 궁금하지도 않아?
-……. 진짜 아카코가 그런 게 아니라고?
-모르지. 나 자체는 몰라도 이 현상은 그 사람이 꾸민 걸 수도. 그러니까 어서 털어 놔.
-겍, 네가 형사냐.
-형사는 아냐. 쿠도 신이치, 고등학생 탐정이지.
그렇게 시작해서 차근차근 흘러가는 시간과, 소개와, 대화들. 아마 밤이 깊어가고 남보라빛 하늘이 흐려져 갈 때 쯤 어느 정도 자기들 삶을 알아채지 않을까. 덤으로 신이치는 아직 코난이 되지 않았던 때면 좋겠어. 해가 스믈스믈 떠오를 쯤 되면 안개가 걷히듯 쿠도 신이치와 쿠로바 카이토의 모습도 거울에서 걷혀간다거나. 아마 그 순간 서로가 쥐고 있는 건 미지근해져 표면에 생긴 물방울마저 증발해버린 물컵밖에 없을 거야.
아마 그날 하루, 사실 다시 보름달 밤이 되기까진 계속 상대가 신경 쓰이면 좋겠어. 그러는 사이 서로에 대해서 알아 볼거고, 정말 다른 세계 사람이라는 듯 유명한 괴도키드나 고등학생 명탐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질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해가 뜨기 전에 혹시 몰라 말을 해 둔 대로, 다시금 보름날 밤에 거울 앞에서 만났으면 좋겠어. 카이토는 아예 달이 뜨는 순간부터, 신이치는 그것보디 조금 늦게. 신이치가 거울을 보는 순간 둘 다 거울 바깥쪽 부터 그려지듯 비치는 서로를 볼 수 있었겠지. 그래서 거울은 또 다른 자신이 함께 마주볼 때에나 비춰진단 사실을 알게 되면 좋겠다. 란과 소노코도 그래서 실패한 거였고. 아오코를 통해 알아본 봐, 카이토가 있는 세계에선 그런 소문이 돌지 않았는걸.
어쩌면 카이토 세계에서 남아있는 주술적인 무언가와 우연의 산물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는 신이치. 사건의 세세한 진실보단 신이치 자체에 관심이 있던 카이토가 생각에 잠긴 신이치를 불러서 대화하자고 하면 좋겠다.
부모님도, 사는 환경도, 하다못해 이름이나 성격, 취향도 다 다른데 이게 바로 나라니. 거기다 괴도가 셜록 홈즈를 동경해 탐정이 되다니! 신기하고 호기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내심 신이치도 또 다른 세계의 자신이라니 신기하긴 했겠지.
아마 처음 두세 번은 서로의 세계가 어떻게 다른지만 얘기할거야. 그러다가 카이토의 주도로 그냥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상을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대화가 달리지지 않았을까. 아마 많은 게 다른 만큼 주위에서 일어났던 사건도,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어떤지도 다 다를거야.
나였으면 이렇게 했어, 아니면 아예 그런 일이 있지도 않았을 걸? 서로 못난 점을 꼬집거나 내심 장점을 알아두거나, 취향이나 행동패턴이나 성격 같은 걸 파악해가겠지. 그래서인지 달에 한 번 있는 일상이 조금 특별해지지 않을까.
아무튼 그러다가 신이치가 코난이 되는 일을 겪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전신거울을 구한 신이치가 카이토와 마주봤으면 좋겠어. 지나치게 낮아진 눈높이에 깜짝 놀랄 카이토도 좀 보고 싶다.
-신이치?!
-그래 나다.
-그, 그, 그 꼴은 뭐야! 설마 너도 마녀를 만났다거나…!
-독약을 먹어서 생긴 부작용일 뿐이야.
-그건 그거대로 무섭잖아!!
하고 왁왁 소란스런 카이토 때문에 검지를 입에 가져간 신이치가 쉿! 하고 제스처를 취하겠지. 아마 그 날은 신이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날이 될 거야.
-…뭐야……. 결국 너도 목숨이 위협당하는 일에 말려든 거야?
-일단은. 그래도 나도 너이긴 하단 건가 보네.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하는 말에 농담이 아니라며 카이토는 한숨짓지 않을까.
-그럼 나도 널 에도가와 코난이라고 불러야 되나?
-여태 그랬던 것처럼 신이치면 돼.
어차피 내면은 똑같으니까. 하는 말에 왠지 신이치의 비밀을 공유하는 것 같아 들뜬 카이토 보고 싶어. 이미 자기가 괴도란 비밀은 신이치가 알고 있었으니까. 스스로가 직접 비밀을 밝힌 첫 상대의 비밀을 공유하는 자신. 뭔가 좋잖아!
물론 이때 카이토는 신이치가 또 다른 자기 자신이란 건 잊고 있겠지. 사실 두 사람 다 그때쯤이면 친구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
아무튼 서로 같은 세계에 있었다면 '두 다리로 뛰어 현장에 찾아가, 내가 너와 승부했겠지.' '좁은 거울 안에는 담을 수 없을 화려한 쇼를 보여줬을 거야.' 하는 감상도 나눠주는 두 사람이 보고 싶다. 음... 가끔은 카이토가 신이치의 주위에 늘어나는 사람들에게 질투도 좀 하면 좋겠어. 신이치가 직접 비밀을 밝혔고, 신이치를 제일 잘 아는 건 나일 텐데 도와줄 수 있는 건 그 사람들이라서. 신이치도 가끔 하쿠바나 주위 관계자들에게 묘하게 좋았겠네, 하는 심정 느껴주지 않을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신이치가 코난의 몸으로 검은 조직을 무너뜨릴 현장에 나간다는 걸 알게 된 카이토가 거울을 꽉 잡으며 그러지 말라 말리는 게 보고 싶어.
-무모한 짓 하지 마 신이치!
-내 일이니 내가 해결할거야.
-그런 건 해결이라고 할 수 없어.
-약의 정보를 얻는 게 어떻게 해결이 아니겠어?
코난이 되고 나서 부쩍 처연하다고 해야 할 지, 달관했다고 해야 할 지. 묘한 표정을 짓는 일이 많아진 신이치가 카이토는 더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어쩌면 신이치가 원래의 자기 몸일 때, 카이토가 보석을 훔치려다 그 조직의 사람과 부딪히는 일이 있었다는 얘길 들었던 순간 지었던 표정과 닮은 표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간에, 조직은 성공적으로 무너뜨렸지만 신이치는 한 발 늦어 살아남지 못하고. 한 번, 세 번, 여섯 번, 그리고 결국 1년이 지나서도 거울 너머로 신이치가 비치질 않는 다는 것에 그 사실을 어렴풋이 느낀 카이토.
왜, 또 다른 나라며.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어째서 신이치는!
결국 2년 뒤에야 그런 사실을 받아들인 카이토가 거울 앞에 주저앉았으면 좋겠어.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아직 판도라를 찾지 못해서 키드 일을 해나가야 하는데. 아마 근 2년간 아슬아슬하던 카이토가 그때부터 조금 멍하니 있곤 하지 않을까. 그리고 가끔 신이치 처럼 변장해서, 신이치 같은 표정으로 거울 앞에 섰으면 좋겠어. 그래봤자 진짜는 비치질 않겠지만. 아주 그리운 추억들이 생각 날 거고, 어쩌면 신이치가 이런 식으로 자랐을지 모르겠다고 상상해 볼 수 있으니까.
시간이 흘러 마음 속에 빈 곳이 하나 생겨있던 카이토가 끝끝내 판도라를 찾아내면 좋겠다. 2겹의 보석이 달빛 아래서 다른 색으로 빛나는 게 무척이나 아름답겠지. 카이토는 그 순간 이걸 신이치에게 줬다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거야.
불가능함을 떠나서 부숴버리겠다고 벼르던 판도라를 주고 싶을 만큼, 이렇게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자신이 신이치를 그리워한다는데 새삼 충격 받지 않을까. 그리고 그제야 어쩌면 신이치에게 반해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깨달아주면 좋겠어.
어쩐지 눈물이 후두둑 떨어질 것 같아. 붉게 반짝이는 판도라에 떨어진 눈물 또한 붉은 빛이 돌지 않을까. 이게 뭐야, 어째서 내가 나 자신한테 반해있는 건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허망하게 중얼거린 카이토가, 늘 준비해 둔 장비로 판도라를 부쉈으면 좋겠어. 어차피 신이치를 살리지 못하는데. 깨달아봤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마음만 알게 해서. 처음 부수자 마음먹었던 이유와 더불어 더 사적인 감상이 들어간 분풀이 삼아서.
그리고 판도라는 깨트린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클리셰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어. 다들 판도라의 눈물을 얻으려했지 깨부수려 한 적 없기에 몰랐던 사실이었다~ 하는 건 안 될까. 아무튼, 신이치를 만나 화려한 쇼를 보여주고, 죽지 않게 힘을 보태주고 싶었단 소원에 판도라가 세계 자체를 섞어버리면 좋겠다. 처음부터 다시, 직접 만나 바라던 것들을 이룰 수 있는 세계로.
기억조차 되돌아가 신이치도 카이토도 서로를 못 알아보지만 그만큼 강렬하게 무언갈 느낄 때가 있지 않을까. 또 서로가 바라던 대로 키드를 뒤쫓고, 신이치를 도와주고, 결국엔 서로의 원념을 이뤄주는데 도움을 주는 사이가 되면 좋겠어. 아마 그 사이엔 완전히 잊혀지지 않은 애정도 있을 거야.
또 판도라는 이미 부서져 소원을 이뤄주는 것으로 영험함을 잃었기에 그냥 조금 더 화려한 보석이 되어있을 뿐이라면 좋겠다. 이제 리셋 된 시점부터 도이치를 죽인 조직은 헛수고를 한 것 밖에 안 되겠지. 어찌 본다면 카이토의 대대적인 복수인 거 아닐까. 어쩌면 신이치를 만나고 싶단 소원과 함께 아버지가 있는 세계에서, 라는 자그마한 바람도 함께 이뤄졌으면 사실 도이치가 판도라의 힘으로 죽지 않았었단 것도 가능해질 거야.
이렇게 명코에 매카를 섞어서 신이치랑 카이토가 똑같은 얼굴인 이유의 기반이 카이신이면 좋겠다는 썰이 완성되었습니다!(짜잔)
[빨대로 음료수 마시는 코난 귀엽겠지~]
코난이 길 가면서 빨대 없인 음료수 같은 거 못 마시면 좋겠어. 걸으면서 마시면 얼굴에 쏟아지고 서서 마시고 있으면 일행이 떠나가는 진퇴양난의 길... 그래서 늘 목마르면 마실 거 사서 빨대도 같이 챙겨줘... 그래서 그거 입에 물고 뛰어다니는 거 보고 싶어. 아마 비색조 어른들이라면 서서 마실때 기다려 주겠지만, 빨대 물고 ? 하는 얼굴로 올려다보는 코난이 귀여워서 티 안내주지 않을까... 동갑즈는 무심코 그냥 가버려서 코난이 꼭꼭 빨대 챙기겠지.
대신 그렇게 마신다는 건 알고 있어서 우유같은 거 선물할 땐 빨대도 같이 주는 선택적 배려가 넘칠 것 같아.
바나나 단지우유에 빨대꼽고 쫄랑쫄랑 돌아다니는 코난 진짜 누가봐도 꼭 껴안아주고 싶은 애기라 본성을 아는 사람도 귀엽군^^ 하면서 봐주면 좋겠다...
[셔츠랑 티셔츠가 너무 좋아]
헉 그러고보니 셔츠... 팔 부분 반만 벗겨서 뒤로 당겨 팔을 휘감듯 감아놓으면 그것만으로 결박이 된다는 거 좀 최고 아닐까... 신이치 교복 셔츠 입고 카이토가 그렇게 만들어주면 좋겠어... 안에 받쳐입는 흰 셔츠가 있어도 좋을 것 같아. 카이토가 그걸 돌돌 알아 걷어올려서 신이치 입에 물려줄테니까...(삑 아웃입니다)
사실 흰 셔츠만큼이나 목 늘어나고 커다란 티셔츠만 입고 있는 것도 좋아해... 늘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고 있다가 목늘어난 티 사이로 한쪽 어깨 빼꼼 내놓고 오카에리, 하고 반겨주는 신이치를 왼이 가만 놔둘리 없을거야.... 배경은 겨울이면 좋겠다. 내가 더운것도 있지만 찬 바람 묻혀온 왼이 신이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차가워. 하면서 웃음섞인 목소리로 키득키득 거리는 신이치가 보고 싶으니까.. 조금 언 손을 꼭 쥐고 씻고 오란 말에 자지 말고 기다리라며 옷 정리하는 왼.
[인성신으로 신이치 한복입혀줘...]
한복입은 신이치 좋지요... 부산의 권력자 인성이가 일본 기방에서 신이치를 보고 데려와 도포와 다홍치마를 함께 선물하는 거 괜찮지 않나요... 8ㅂ8 "우리 나라에선 치마 쓴 아낙네는 이렇게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하면서 치마를 허리에 덮어주고 도포를 머리에 씌워주는 인성이... 그게 결혼하고 머리 올린 사람에 대한 거란 걸 알지만, 그래도 그렇군요. 하고 가만히 손길을 받는 신이치...
아마 인성이는 정말로 신이치의 머리를 올려주고 제 신부로써 데려가고 싶은 마음에 해줬을 거야. 신이치도 그걸 알고 있으면 좋겠어!
[후루야씨가 위험해요]
하찮은 공안 후루신 너무 좋아.
후루야: 남자라도 미인계라는 건 꽤 편리하게 쓸 수 있지. 상대를 방심시켜 호감을 사는 거니까.
신이치: 헤에, 그런가요. (잠시 생각하다가 양손을 주먹져 턱에 괴고는 큰 눈을 깜빡깜빡) 이런 식으로?
후루야: 신이치군, 너는 아동성애자에게 취향일 것 같은 얼굴이니 그만두는 게 좋겠어.
카자미: 그렇게 보는 건 후루야씨밖에 없습니다...
[비색신]
쿠도 저택 정도 된다면 따로 술 저장고 같은 게 있어도 좋지 않을까. 유사쿠랑 유키코가 외국에서 생활하며 가지고 간 걸 지도 모르겠다. 신이치 중학생 때 갔으니까 술을 남겨 둘 필요는 없었을 것 같고. 신이치도 술에 대한 기본 지식은 배워도 술 마시는 걸 배운 적은 없었을 것 같아. 유사쿠는 신이치가 원한다면 모아둔 술을 풀어서 주량이 얼마인지, 주사가 뭔지 확실하게 인지한 뒤에 차근차근 알코올에 익숙해지는 단계를 밟아가도록 알려줄 생각도 있을 것 같은데, 당장 그럴 필요는 없었으니까. 덕분에 자기 주량도 주사도 모르는 신이치가 좋아. 알고 있는 건 무리해서 파이칼을 마시면 반병부터 제대로 된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정도... 흔히들 필름 끊겼다고 하는 걸 겪어 본 뒤엔 술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았을 것 같아.
그러다 훗날 FBI와 함께 수사 작전에 참여하는 일이 생긴다면 좋겠어. 아카이와 파트너로 유명인들의 마약밀수를 수사하면서 공급자로 보이는 사람이 참석한 파티에 참여한다던지. 취향을 넣으면 여장도 해줬으면 좋겠어! 거기엔 잠입 차 나왔던 후루야도 손님으로서 와있으면 좋겠네. 일본 정재계 유명인의 아들이 마약에 손을 대는 것을 수사하기 위해서라던가.
개연성은 뭐 반쯤 버무리고 무시해서 아카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호호 웃는 신이치가 보고 싶은 것뿐이야... 드레스 입고 눈을 접어 살랑살랑 웃어줘 신이치... 유키코에게서 물려받은 미모를 잔뜩 뽐내줘...(훌쩍)
아무튼 그러면서 예의상 와인을 마셔가며 그들이 흥미로워 할 만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주도하다가, 뒤로 빠져 있다가, 적절한 유머코드를 꺼내들어 순식간에 마약 공급원의 마음에 든 신이치. 눈치껏 아카이가 떠나려는데 순간 신이치가 휘청거리면 좋겠어. 비교적 달고 천천히 마셨기에 무시했더니, 몇 잔 홀짝거리다 취한 거였으면. 눈가가 붉어진데다 잠이 솔솔 와서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어 있겠지. 아마 눈을 몇 번 깜빡이는 사이 눈가만이 아니라 볼도 옅게 붉어져 갈 거야. 화장을 해놔서 옅은 거지 아마 만져보면 열이 뜨끈뜨끈하게 올라있지 않을까...
신이치도 성인이고 술 정도는 해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이건 예상 밖이라 잠깐 곤란함을 느끼던 아카이. 신이치를 자기에게 기대게 하긴 했지만 자신이 계속 있다 보면 목표가 접근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으니 곤란하겠지. 순간 신이치가 목이 말라서 입술을 핥고는 더운 숨을 내뱉는데 움찔하고 말거야. 아마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았을까. 아마 분위기 자체가 불러오는 아찔함에 목표가 안달하다가 신이치에게 다가오면 좋겠어. 그때쯤이면 아카이가 만만찮은 사람일거라 예상했음에도 같이 끌어들여봄직 하다고 섣부르게 생각하지 않을까. 신이치가 그만큼 매력적인걸!
그리고 그 때를 놓치지 않은 아카이씨는 그 남자와 함께 마약 파티가 벌어질 개인 룸으로 자릴 옮겨가면 좋겠다. 표면상은 약혼녀의 만취에 도움을 받는 걸로 보이겠지? 그리고 그걸 빠짐없이 바라보고 있던 후루야!
아무튼... 후루야 본인도 목표를 구워삶아 그 자리에 참석하고. 그 사이 침대에 눕히는 척 신이치랑 대화하는 아카이도 보고 싶어.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겠나?
어느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
아카이 손이 시원해서 거기에 기대 눈을 감은 채 웅얼거리듯 말하는 신이치. 아마 아카이는 신이치의 말을 믿지 못할 것 같아. 그래서 마침 그 곳에 들어온 후루야에게 넌지시 눈짓을 보내면 좋겠다. 아마 후루야는 남 몰래 혀를 차겠지. 일단 되는대로 그 자리에 있는 정보를 카자미와 공유하면서 신이치에게서 눈을 안 뗐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카이가 슬쩍 목표와 자릴 비운 사이 작업을 걸러 가는 척 확인도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서 지켜주기도 하고. 술에 취했다고는 해도 그 얼굴을 바로 알아 본 신이치가 배시시 웃었으면 좋겠어. 정말 볼 때마다 아슬아슬하다니까, 싶은 후루야. 이후 후루야도 잠시 떨어져 있게 되는 순간이 오겠지. 그 잠시 동안 마약이 풀릴 거고, 후루야가 타겟으로 삼았던 아들은 빼돌려지고(공안의 의도적인 이유로), FBI가 들이닥쳐 현장검거 당했으면.
이후 신이치에게 돌아왔는데 상태가 이상하겠지. 아마 그 잠깐 동안 신이치를 어떻게 하려던 사람이 미약 같은 걸 먹이지 않았을까. 안 그래도 술에 취해서 잠이 쏟아지고 있던 신이치는 작게 몸부림을 치면서 숨을 떨 것 같아. 주변은 어수선하고 바닥에 떨어져있는 약은 이미 압수하고 제제를 가하며 익숙해져 있던 거였고. 아카이도 후루야도 난감할 때 자기보다 시원한 체온을 찾아 신이치가 팔을 뻗어 올 거야. 그새 조금 번진 립스틱이며 젖은 눈가며 애절하게 잡아오는 떨림 있는 손길이 속에 불길을 확 지피지 않을까.
나는 셋이 하는 것도 좋아해. 저질러 버려줘 비색신...
[피스틸버스 후루신아카]
피스틸버스 후루신아카 보고싶어... 피스틸버스의 멋진 점은 '그 아이는 꽃에 파묻혀 죽었다'란 표현이 가능하다는 거 아닐까.
취향이지만 후루야가 베놈 스테먼, 아카이가 안티 스테먼이면 좋겠어. 옆구리에서부터 시작해 빗장뼈와 골반을 뒤덮는 나무에 후루야의 꽃이 피고나면 아카이의 꽃 외엔 그려낼 수 없는 신이치. 자기 등에 그려진 꽃이 자길 파먹는다는 생각도 조금 들지 않을까...
뜬금없지만 후루야는 푸른 색 투구꽃, 아카이는 붉은 석산이 그려지는 사람이면 좋겠어. 파랗고 빨간 제 등을 거울에 비쳐보며 꼭 멍 같다고 생각하는 신이치 보고싶어...
사실 석산도 유독화라는 게 제일 좋아. 어떻게 해도 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신이치... 약간 꽃이 있단 것 만으로 중독되어 있단 기분 아닐까.
어른들은 왠지 자기 꽃이 그려진 부분을 쓰다듬는 버릇이 있으면 좋겠어. 신이치가 죽지 않게끔 조절하지만, 그래도 처음 옷을 입고 있는 신이치의 목덜미로 파란 투구꽃이 살짝 비져나왔을 때 후루야는 거기에 입맞추며 만족감을 느낀다면 좋겠네.
[신이치 최애 맞습니다]
오늘 일어나자마자 자꾸 오른쪽 눈에 눈물맺히고 흐린게 신경쓰이니까 신이치도 그런 일 겪어줘(?)
처음엔 그냥 밤에 피로하게 책을 읽어서 그런가보다 하며 넘어가는 신이치. 눈을 비비려다 아차 하고 안약 넣어줘. 그때 잠시 괜찮아지나 싶더니 며칠간 계속 그런 일이 지속되고. 어느 날 건강검진 하러 시호를 만나러 갔다가 시력 검사를 할 때 무심코 눈을 비비는 신이치 보고 잔소리하는 시호. 혹시나 싶어서 걱정하는 시호를 다독이며 밤에 잠을 설쳐서 그렇다고 말하는 신이치. 그 날은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상황은 점차 나빠지고, 결국 신이치가 더는 변명 못하는 건 오른쪽 눈 시력이 0.2, 0.5, 0.7 이런 식으로 훅훅 줄어들고 난 뒤가 아닐까. 원래 양쪽 눈 다 4.0이던 신이치는 훗날 오른쪽 눈만 렌즈를 맞춰야 할 만큼 흐려지고. 남은 왼쪽도 그 영향을 받아 점차 시력이 나빠지면 좋겠어. 시호는 울고 싶지 않을까. 자긴 아포톡신도 해독제도 후유증이 없는데, 어째서 쿠도군만… 하고. 신이치는 신경쓰지말라면서 손을 휘젓겠지만 씁쓸하긴 할거야. 시력은 탐정 일을 하면서 필요한 요소일 테니까. 대신이라고 해야 할지 다른 오감을 곤두세워서 따로 티는 안 내겠지만.
자주 만나지 않던 다른 탐정, 경찰들도 어느 순간부터 눈을 잘 맞춰오지 않는 신이치 보고 이상함을 느끼면 좋겠어. 원랜 시선 피하는 일 없이 새파란 눈으로 마주봐왔을 테니까. 어느 날 눈 뜨고 날 보라고 하는 말에 초점을 제대로 못 맞추며 흐뿌연 눈으로 바라봐오는 신이치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줘...(대체
[뱀파이어 위스키 트리오와 신이치]
위스키 트리오가 뱀파이어인 위스키×신이치 보고 싶어... 근데 라이만은 늑대인간이거나 혼혈이도 좋을 것 같아. 스카치는 그다지 신경 안 쓰는데 버본은 극혐하면 좋겠다. 신이치는 인간인 게 좋아! 사실 뱀파이어 사냥꾼이면 더 좋겠어! 은제 탄환과 총이랑 혹시 모를 근접전을 위해 단도를 가지고 은색 줄에 잘랑잘랑 매달린 로자리오 가지고 있어줘 신이치...
위스키 트리오는 정말 식욕에도 색욕에도 굶주려본 적 없겠지. 취향껏 원하는 인간을 찾아 홀려내는 건 일도 아닐 거야. 하지만 양심이나 배려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라서 사람 죽이는데 그다지 거리낌이 있다거나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마구잡이로 죽이지 않는 건 피가 튀는 게 아깝기도 하고, 그다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어서? 그리고 인간을 죽이는 뱀파이어를 좋아하지 않아 봉인하러 다니는 신이치. 개인적인 반감도 잔뜩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결국 셋과 대치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희고 깨끗한 목덜미나 달달하니 매력적인 피 향 때문에 위스키 트리오가 신이치를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결국 봉인은커녕 외려 다친 채로 기절한 신이치를 자기들 집에 데려가 지하에 묶어놔 주지 않을래..? 정신 차린 신이치가 뭘 원하는지 깨닫고 바로 앞에 있던 누군가에게 침을 뱉어주면 좋겠어. 반쯤 풀어헤쳐진 옷을 보고 그런 상황에도 비죽 웃어준다거나. "이거 완전 푸드 포르논데, 뱀파이어들은 역시 제 정신이 아닌가보네." 하고.
취향인 인간이 이렇게나 자신들을 거부하는 건 처음이라 오히려 더 흥미 깊어진 세 사람이 괴롭히고 고문하고 환각까지 걸어가면서 신이치 기억을 바꿔주면 좋겠어. 처음엔 발로 차고 다가오면 물려하고 발악하던 신이치가 어느 순간부터 사르르 웃으면서 "어서 와요 라이, 스카치는 오늘 어떤 노래를 불러 줄 거예요? 참, 저도 알아서 잘 먹는다니까요 버본!" 하고 반겨주는 게 익숙해졌으면. 어느 날 자기가 가지고 있던 로자리오를 휙 던지면서 부루퉁해진 것도 보고 싶어.
왜 저걸 던지지?
그야 셋은 뱀파이어잖아요. 십자가 때문에 아프면 어떻게 해.
그쯤 되면 정말 신이치가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아마 본인들도 사육이란 단어에서 한 집에 살고 있단 표현으로 바뀌어가는 상황이 마음에 들 거야.
때때로는 신이치가 발작적으로 원래의 제 기억을 되찾는 것도 보고 싶어. 뒤바뀐 기억도, 그 기억으로 보내던 일상도 전부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더더욱 괴로운 신이치가, 그럼에도 결국 위스키 트리오를 마음 편히 저주할 수 없게 된다던가. 바뀐 기억으로 살아갈 땐 정말 진심으로 그 셋을 좋아하고 있으니까. 결국 무방비한 세 사람과 제 총을 쥔 신이치가 바들바들 떨면서 쏘지 못하는 것도 보고 싶어. 그게 한 세 번쯤 되니까 신이치도 주저앉아 절망하며 울어주면 좋겠다.
차라리 그때마다 힘으로 억눌러 못하게 만들어주는 거라면 좋을 텐데, 세 명 다 손조차 대지 않고 마음대로 해보라는 투라서. 그런데도 자긴 결국 총은커녕 손조차 못 대니까.
그런 신이치가 정말 너무 사랑스럽지만, 기억이 돌아오면 언제나 아파하니까 자주 환각과 세뇌를 걸어주는 위스키 트리오. 자신들에게 방긋방긋 웃는 신이치든 덜덜 떨면서 무엇과도 타협 못하고 구석으로 들어가 혼자 괴로움에 빠지는 신이치든 결국 사랑스럽고 어여뻐서 손아귀에 쥐고 놔주질 않는 세 명이 좋아!
[이모티콘 쓰는 카이신]
카이신만 생각하면 귀엽고 달달한 게 떠올라. 언젠가 카이토와 신이치가 만나 연락처를 나누고 썸 탈 때 이야기 보고 싶어.
카이토랑 신이치랑 ㅇㅅㅇ란 이모티콘을 보는 감상이 다르다 던지. 카이토는 이모티콘을 자주 쓰는데, 특히 ㅇㅅㅇ란 표정이 귀여워서 애교부리고 싶을 때 써주면 좋겠다.
『오늘 너무 더워서 초코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먹어버렸어! 신이치는 안 더워?ㅇㅅㅇ』
『뭐해?ㅇㅅㅇ 설마 내 생각 중?』
이런 거 볼 때 마다 놀리는 건지 시비 걸고 싶다는 건지 고민하는 신이치. (눈_`눈) 한 표정으로 휴대폰만 내려다 봐줘... ㅇㅅㅇ이 뭔가 떨떠름한 표정으로밖에 안 보여서.
그러다 결국 카이토에게 이야길 털어놓게 되고! 카이토는 황당해 하다가 눈 땡그랗게 뜨고 입술을 모아 약간ㅅ모양으로 만들어 보이면서 귀엽지 않냐고 물어보면 좋겠다. "매일 거울로 보는 얼굴이 뭐가 귀엽겠냐, 치워." 하고 일갈하는 신이치...
하지만 다음 날 신이치 문자가 『밥 먹는 중. 심심하면 놀러 와도 괜찮아.ㅇㅅㅇ』라서 귀여워 죽는 쿠로바 카이토 주세요.
[나래사쿠병 코난으로 아카코?]
나래사쿠병 걸려줘 신이치... 코난이어도 좋아... 다들 색색의 보송보송한 깃털이 달린 날개가 자라나는데, 자기가 반한 사람이 독특했는지 아포톡신 때문인지 코난의 등 뒤에선 나비 날개가 자라주면 좋겠어. 병에 걸린 사람도 적을 텐데 코난의 경우엔 더더욱 특이한 케이스이지 않을까. 기사나 취재, 혹은 연구를 하고 싶단 말을 피하기 위해 쿠도 저택에 자발적으로 틀어박힌 코난 보고 싶어. 어두운 곳에서 달빛을 받으면 옥빛이 도는 붉은 색의 화려한 무늬를 지닌 나비 날개. 코난의 손목이 보기 가슴 아플 정도로 가늘어져 가면 그 기운을 빼앗은 나비의 날개는 더욱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커져있지 않을까.
코난이 쿠도저에, 특히 서재에 틀어박히고 나서 거의 쫓겨나듯 들어가는 게 제한된 스바루가 문득 달빛을 받으며 날개를 팔랑이는 코난을 봤으면 좋겠어. 돋아난 날개로 날아간 건지 높은 책장 위에 한쪽 다릴 껴안고 첨예한 듯 바스러진 듯 오묘한 분위기로 창밖을 바라보는 코난이 무심코 아름답다고 느껴졌으면. 저렇게 아름다운 아이를 대체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건지, 하고 생각할 때 눈이 마주친다면 좋겠어. 그리곤 코난이 아프게 웃어주면 좋겠다.
사실 이 날개는 나비에서 다시 번데기가 되어버린 저 남자 대신 자기가 피워낸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 나가주세요, 꺼질 듯이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말해줬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랑에는 서툰 비색조 어른들]
내 안의 어른들 연애엔 능숙해도 사랑엔 미숙함<같은 게 너무 좋아. 그게 사랑인지도 모르고, 깨닫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여태 연애해 온 것처럼 해도 될까 싶지만 소중하니까 다르게 해주고 싶은데 그러다보니 길을 잃는 연애 너무 사랑스러워.
새파랗게 어리고 생기넘치는 신이치나 코난이 너무 어려운 존재면 좋겠다. 여유로움을 가장했지만 사실 누구보다 신이치의 눈치를 보고 있는 비색조 어른타치 다이스키...
[여름날 스카코]
이유 없이 칭얼거리는 코난 보고 싶다. 더워요, 오늘 날씨는 너무 더워. 이런 날에도 검은 옷을 입게 만드는 조직의 분위기가 너무 싫겠지. 딱딱한 라이나 벽을 치는 버본, 보기만 해도 더운 진이나 워커, 평소 제게 다정하지만 지금은 외국에 나가있는 베르무트. 선택지는 돌고 돌아 스카치에게로 향하고, 어딘가 물렁한 구석이 있는 스카치는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코난 입에 물려주면 좋겠어.
미안해, 오늘 에어컨이 고장 나서.
스카치가 미안해 할 건 아니지만요… 말도 안 되잖아요, 이런 날씨.
스스로도 괜한 투정이란 걸 알아서 마지막엔 웅얼거리듯 말해주면 좋겠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듯한 다른 조직원들과 달리 반팔에 반바지, 거기다 한 손엔 부채를 들고 있는 스카치가 마음에 드는 코난. 역시 여름은 이런 옷이지! 하고 내심 생각하면서 얼음을 녹여 먹으며 몸을 까딱까딱 거려줘. 순간 부채를 자기한테 부쳐주는 스카치 덕에 웃음도 좀 났으면.
기운도 안 나고, 덥기는 엄청 덥고, 땀도 심하게 나고. 조금 멍해진 코난 속눈썹에 땀이 맺혔으면 좋겠어. 사이사이 젖어 들어간 속눈썹이 한 번 깜빡이니까 물방울이 톡 떨어지고. 묘한 아이다 싶긴 했지만 그 순간 분위기는 어쩐지 속 까지 뜨거워지는 기분이라, 자기도 모르게 자기 티셔츠로 코난 얼굴 벅벅 문질러주는 스카치 보고 싶어.
자, 잠깐 스카치! 지금 뭐하는 거예요!
땀이 너무 나면 찝찝할까봐! 하하, 물 받아서 목욕이라도 좀 할까!?
결국 머리까지 다 헝클어진 코난이 진짜 뭐야… 하고 툴툴 거릴 때 위험했어… 내 양심이. 하고 중얼중얼 말하는 스카치 보고 싶어. 그리고 결국 큰 대야에 물 받아서 발 집어넣고 꺼내온 선풍기를 쐬며 수박 먹어줘. 그 순간엔 마냥 어린애로 보이는 코난에 안심하고, 또 자기 자신한테 엄격해지자고 다짐하는 스카치. 그래도 그런 날이 이틀에 한 번 꼴로 와서... 버본에게 상담 받았다가 '내가 너와 알고 지낸 사이가 오래됐지만 코난군은 양보 안 한다' 하는 소리 듣고 제 양심 이전에 소꿉친구 양심부터 지켜야 했다고 한탄하는 스카치... '이미 라이 녀석만으로 벅찬데' 하고 혀 차는 소릴 듣고 그냥 이 조직 내에 있는 사람들의 양심을 걱정하게 되는 스카치...(아무말)
[무지개와 요괴와 아카신]
무지개 아래엔 보물이 묻혀있단 말 좋아해... 어딘가 동화 같고, 현실에서 빠져나와 잠시 허황된 세계 속을 헤매는 느낌도 나니까. 이 말을 해준 신이치가 홀연히 사라지는 요괴물 보고 싶다. 신이치가 아카이가에 묶여 수호신으로 있다가, 아카이가 태어나고 몇 년 뒤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신이치. 선조와 약속했던 기간도 끝났고, 일본에서 자꾸 벗어나는 일가 때문에 조금 힘들어서. 신사는 일본에 있는 걸.
그리고 그 신사는 역시 안개와 숲, 그리고 비현실 속에 묻혀있는 게 보고 싶어. 신이치가 피로한 몸을 이끌고 그곳에 돌아가려 할 때 소맷부리를 잡아오는 작은 손에 참지 못하고 웃어주면 좋겠다. 인간이 아니라서 조금 차가운 손으로 아직 어린 아카이의 손을 겹쳐 잡고, '아가야. 무지개 아래엔 보물이 묻혀있다는 걸 알고 있니?' 라는 말 뒤 축복 겸 수호 겸 해서 제 이마에 아카이의 왼쪽 손목을 대서 기운을 남겨 주는 거. 그리고 스르르 사라지겠지.
그 뒤로 기억이 점점 흐려진 아카이는 다른 귀신이나 미확인 생물체는 믿지 않는 삭막한 어른으로 자랄 거야. 그렇지만 무지개 아래엔 보물이 묻혀 있단 말만은 믿어주질 않을까. 이따금 위험할 때 마다 따끔한 제 왼쪽 손목과 함께 그 말이 드문드문 떠오를 거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본에 가게 된 순간, 손목에서 뭔가가 스르륵 빠져나가는 기분이라 무심코 그 부분을 들여다보는 아카이. 그때 쯤 되면 신이치의 목소리가 떠오르지 않을까. '아가야' 하는 조곤조곤한 말이 생각나자 자꾸만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고 싶어지게 되고.
신이치는 자기 신사에서 기운을 보충하며 잠들어 있다가 아카이에게 남겨뒀던 제 요력이 돌아온 걸 알고 일본에 왔구나, 하는 걸 알았을 거야. 이젠 그 집안과 상관이 없었지만, 잠들기 바로 직전에 봤던 아이의 얼굴이 자꾸만 눈에 밟히겠지. 뭐 이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고. 느껴지는 바론 자기가 없어진 후 아카이 일가 중 한 명이 사라진 것 같아 죄책감도 조금 느껴지고 해서, 제 힘의 일부분을 작은 아이의 모습으로 바꿔 아카이 옆에 어렴풋하게 존재하면 좋겠다.
그리고 적흑크 사건이 일어날 쯤에 실수인 척 다시금 아카이에게 수호 겸 제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떠나가려는 순간 아카이에게 손목이 잡히면 좋겠다. 어쩐지 흐릿한 얼굴과 아이의 얼굴이 겹치며 혼란스러운 아카이에게 조금 짓궂게 웃어주는 코난.
아직 보물을 찾아선 안 돼. 숨겨놓은 곳에 도달하지도 않았잖아. 그렇게 말한 뒤 다시 또 홀연히 사라지고. 결국 FBI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을 무사히 넘긴 아카이가 어쩐지 조바심 나서 그 마을을 한 바퀴 돌아다녀 보면 좋겠어. 그러다 귀신의 숲이라 불리는 곳에서 편린 같은 반짝임을 마주하면 좋겠다. 한 번이면 무시하겠지만 두 번이면 그 때부턴 의심할만하다 싶어서 그 숲에 들어가는 아카이. 그리고 거기서 비가 오지도 않는데 생겨있는, 바깥에선 보이지 않던 커다란 무지개가 보이게 되질 않을까.
순간 수수께끼도 뭣도 없이 정말 저 아래에 보물이 있는 거란 걸 깨달은 아카이가 그 아래로 가면 좋겠어. 이미 무지개가 보이던 순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던 신이치가 슬슬 찌뿌둥한 몸을 정리하고. 여기에 오래 있으면 인간에게 좋지 않을 걸 알고 있기에 신사 앞에 온 순간 바로 마중 나가면 좋겠다. 결국 찾았네. 제 선조처럼.
눈을 마주치자마자 어릴 때 떠났던 신이치가 바로 떠오른 아카이. 순간 눈이 떨렸지만 한 번 감았다 떴을 땐 그 떨림이 사라져 있으면 좋겠어. 짠, 내가 보물이야. 하고 장난스럽게 웃는 신이치에게 다가가 이젠 네가 아가라고 불릴 차례인가, 하고 본능적으로 신이치 손목에 제 입술을 댔으면.
그런 식으로 몇 번이나 아카이와 신이치가 만나 늘 신이치의 시간을 제게 묶어두는 아카이 보고 싶어. 무지개 아래에 보물이 있다는 건 정말 처음 만났을 때의 아카이가 신이치에게 해줬던 말이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