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스바루씨가 좋아]
스바루씨... 술에 넣을 얼음을 기포 없이 깔끔하게 얼리기 위해 아이스박스에 얼음 틀을 넣고 냉동실에 얼릴 것 같은 느낌이야. 언젠가 아이들이랑 나눠먹을 아이스크림을 사온 코난이 그거 보고 좀 질린 얼굴 해주면 좋겠어.
"이거 얼음이에요?"
"맑고 투명한 게 마시기에도, 보기에도 좋으니까요."
"헤에…"
남의 집에서 잘도 이렇게나 편하게 살고 있네. 하던 코난이 냉동실 문을 닫아주면 좋겠어. 찬장에 넣어진 버본의 존재는 코난도 알고 있지 않을까.
"사소한 곳에서도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네요, 스바루씨는."
"오야?"
언뜻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한 스바루씨가 코난 눈높이에 맞춰 한쪽 무릎을 굽혀 앉아주면 좋겠어. 그리고 아카이씨 웃음에 슬쩍 눈을 떠보이지 않을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수고를 들이길 주저 않는 사람이니까. 아가, 너에게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말마따나 표적을 기다리며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같은 자세로 기다리는, 인내심 강한 스나이퍼 아카이씨니까. 순간 코난이 얼굴 새빨개져서 왜 그 얘기로 넘어가는 건데요!! 하고 아카이 스바루(웃음) 의 옆을 공략해 도망치면 좋겠어. 그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스바루씨의 즐겁고 흥미 넘치는 수고스러움 중 하나지 않을까!
[달달한 후루신은 연령반전 뿐인 걸까]
연령반전 이웃집 중학생 후루야가 혼자 살고 있는 신이치의 집에 어쩌다 초대받았는데 "미안해, 지금 집에 먹을 만 한 게 없어서..." 하는 말에 그냥저냥 넘어갔다가 같이 찬장과 냉장고를 뒤져보는 순간, '아 이 사람 마실 거 외에 집에 둔 먹을 거리라는 게 없구나' 하는 걸 깨닫고 마른 허리와 사태의 심각성을 캐치해 낸 뒤 "조수 안 필요하세요? 제가 할 게요! 비어있는 조수자리!!" 하고 들어가 이름은 조수이고 하는 일은 용돈 받아 장봐와서 가만 두면 굶어죽을 것 같은 신이치를 챙겨주는 거라면 달달한 후루신 가능하지 않을까...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보는 심정, 으로 코난 주위 사람들]
어린아이를 물가에 내놓는 심정이라는 것도 코난과 관련되면 꽤 재밌는 말이 되지 않을까. 물가(수수께끼, 사건)에 다가가는 코난을 보는 자세들이 다 다를 것 같으니까. 코난의 본성이 어떠한지 모르는 사람들은 알아서 잘할지언정 걱정스러워 제제를 가할 것 같다면, 아카이는 '아가라면 위험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낼 테지.'하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 자신이 필요하다 싶은 일엔 먼저 손을 내밀어 오기도 하니까,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코난이 자기 몸 지킨다는 생각을 제쳐놓기도 하니까 눈은 떼지 않을 거야. 후루야는... 이쪽도 지켜보는 사람이지만 그 이유는 다를 것 같다. 방심할 수 없는 아이이니만큼 무슨 생각인지, 그 강가와 위험에 의미가 있는 건지를 먼저 조사해 볼 것 같아.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되건 방해가 되건 한다는 걸 알아챌 경우 웃는 얼굴로 코난의 앞을 막아서며 기 싸움을 벌여주지 않을까. 아마 그때쯤이면 코난도 털을 바짝 세운 고양이처럼 긴장한 채로 후루야의 실수와 빈틈을 찾을 것 같아. 이 어른은 조금 물렁할지언정 제게 유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코난이 위험해진다면 발 빠르게 구해내 잔소리 하는 사람도 후루야일거라고 생각해.
핫토리랑 세라는 코난이라면 믿음직하지, 그래도 옆에서 함께 있고 싶고, 무슨 이유에서 물가(위험?)에 가까이 가려는 건지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리고 정말 그 근처에 가면 순식간에 파악해 낼 것도 같아. 그런 점은 정말 닮았지만, 코난이 알려는 걸 먼저 알아채 의기양양한 얼굴로 웃고 싶은 게 핫토리고 코난이 알아낸 걸 자기 일처럼 뿌듯해 하는 게 세라일 것 같아. 덧붙이면 자기가 찾은 걸 짜잔, 하고 알려주거나/코난의 말과 맞춰보는 걸 즐길 것도 같아.
베르무트는 멀리서 지켜보다가 위험하다 싶은 게 있으면 다가와 자신에게로 신경을 쏠리게 만들 것 같고. 웬만해선 도움도 제재도 가하진 않지만 자기가 정해둔 위험함의 수준을 넘어설 때엔 그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게 조절하는 느낌.
그리고 카이토랑 키드는 조금 다른 게... 카이토라면 조마조마 하면서도 무언갈 발견해 낸다 싶은 순간 '그래야 내 명탐정이지!'할 것 같고, 키드는... 애초에 강가(수수께끼)에 가도록 부추긴 게 본인일 것 같은 느낌. 자, 명탐정. 내가 준비해둔 곳에서 내가 꾸민 볼거리를 마음껏 즐겨 주시길!
[이웃집 레이씨와 신이치군]
후루신은 그대로이든 연령반전이든 좋은 것 같아... 나이차이 12살의 귀여운 소꿉친구? 형 동생? 인 이웃집 레이씨와 신이치군 이야기 나와주지 않을까.
신이치군, 오늘은 모리군과 같이 가지 않는 거야?
이제 혼자 학교갈 수 있는 나이거든요?(초 2) 레이형도 나가요?
음... 아니, 오늘은 밤을 새고 온 거라서...
어른이라고 밤새서 술 마시고 그러면 혼나는데. 어서 들어가서 빨리 자고, 나 돌아와서 봐~!
잠, 신이치군! 그때쯤이면...! 나 참, 과제한다고 못 놀아준다는 건 또 안 듣고 쏙 빠져나간다니까.
하고 이마를 긁적거리는 레이씨와 건방지지만 레이씨와 노는 게 재미있는 미래의 명탐정 신이치군의 일상... 가끔 밥 먹으러 쿠도저에 오는 레이씨... 언제나 지정석이 신이치랑 5cm 정도 떨어진 옆자리라 '아라, 이렇게 보니까 신쨩이 꼬마 신부에 레이군과 결혼한 것 같은 걸? 꺄- 엄마는 이런 사위 환영이에요 신쨩!' 하고 장난쳐주는 유키코도 보고 싶고. '사위가 미래의 경찰이라니, 이거 소설을 쓸 때 참고자료 모으기 쉽겠는 걸.'하고 받아쳐주는 유사쿠도 보고 싶고. 그리고 "하하, 그랬다간 제가 출근 대신 연행되는 모습으로 경찰청에 가버리게 된다고요." 했다가 10년 뒤 정말로 어린 신부를 맞이하는 레이씨 이야기 주세요...!
[이런 검조 신이치 보고 싶은데]
옛날부터 보고 싶던 검조 신이치 얘기 있었는데... 신이치가 조직 안에 있는 NOC들을 찾아내고, 그 리스트를 머릿속에만 넣어둔 채로 그들과 거래하는 거랑, 그 거래 내용이 시호와 아케미를 조직의 손아귀에서 보호해 달라는 거였으면 하는 거.
자기처럼 조직에서 길러져 평범한 삶이 무엇인지 모르던 시호랑 조직에 있음에도 강단 있고 사람 좋은, 때때로 제 누나 같던 아케미가 언젠가 조직에서 제거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부터 시작된 계획이면 좋겠어. 그리고 그 계획의 쐐기가 되는 건 아케미의 연인인 라이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정보와 비밀엄수를 조건으로, 아주 오랫동안 신경 쓰고 준비해온 계획대로 아케미와 시호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신이치.
-나와 언니가 이대로 나가면… 쿠도군, 당신은 어떻게 되는 거야?
-이럴 땐 신이치로 불러도 괜찮은데.
-농담하자는 게 아니잖아?
하는 대화도 나눠줘. 시호도 신이치도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껴서 상당히 친한 사이면 좋겠네..! 아무튼 나는 당당하고 뼛속까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차있는 신이치가 좋아.
-네가 저 건물 안에만 있어서 몰랐나 본데, 과학자인 네가 독약 전문가라면, 난 계획을 짜고 그걸 실현시키는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야.
하고 눈을 빛내주면 좋겠어. 그리고 걱정하는 시호의 등을 밀어주고 다시 자신의 전쟁터로 돌아가는 거 보고 싶어. 가장 두려울만한 적을 품고 있을 조직도 그 조직 내에서 신이치를 의심할 진이나 아닌 척 도와주는 베르무트도 보고 싶으니까. 최고의 포커페이스는 웃음이라는 듯, 셰리가 사라진 뒤 총구를 들이밀며 추궁하는 진에게 설핏 웃어주는 신이치 너무 좋아! 전략을 짜고 적을 함정에 빠트리는 게 제 분야라고 확언해주는 신이치 정말 너무 보고 싶어!
[눈이 보이질 않는 코난]
헉 맞아 눈에 병이 있어서 보이지 않는 부엉이? 중에서 눈 안에 우주가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아이도 있다니까 눈이 보이지 않는 대신 눈 안에 별이 가득 들어찬 코난이 보고 싶어. 눈 안에 희고 푸른 반점이 생기면서 서서히 시력이 떨어져 가는데, 그 저주스러운 아픔이 무심코 다른 사람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코난. 주위 사람들은 그 심정을 알고 있기에 말도 행동도 조심하지만 언제나 상처를 주는 건 상대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인 걸.
"굉장히 아름다운 눈이네요."
"그래요?"
당신도 이 눈을 가지게 된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을 텐데. 코난은 살아가면서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또 얼마나 숱하게 뒷 말을 삼켜낼까. 저런 말을 듣기 싫어서 눈을 감고 다니는데, 언젠가 인터넷에 화제로 떠 오른 뒤엔 '그렇게 예쁜 눈을 왜 감춰?' 라고 하는 말 듣게 되면 좋겠어. 그리고 가끔은 안경 쓸 필요가 없을 텐데 왜 쓰는 거냔 의문도 들려오지 않을까.
안경은 나를 숨겨주는 물건이란 생각이 강했으니까, 이걸 버리고 나면 자신은 더 이상 쿠도 신이치임을 숨기는 에도가와 코난조차 될 수 없으니까 끝끝내 쥐고 있던 건데. 어쩐지 짓궂은 아이 한 명 정도는 안경을 뺏어가 봄직 하지. 순간 자기 내면에 있던 무언가에 금이 갔으나 티내지 않는 코난 보고 싶어. 안경을 뺏어 간 아이는 소년 탐정단에게 응징 받고 안경을 돌려줬겠지만. 코난은 한참 동안이나 그 안경을 만지작거렸으면 좋겠어. 다들 이제 필요 없는 거 아니냐고 물어오지만 절대로 놓을 수 없는 것.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코난이었다면, 아마 쿠도 신이치나 탐정 일 같은 게 그 안에 들어가 있지 않을까. 코난은 안경을 왜 끼고 다니느냔 질문의 답처럼 왜 쿠도 신이치와 조직과 탐정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지도 대답 않으면 좋겠어.
안경을 쓰고, 어쩐지 초탈해하면서도 아직도 뛰어난 다른 기감을 살려 수많은 소란 속에 있는 코난 보고 싶다. 별을 눈에 담은 코난은 정말 아슬아슬하고 예쁘지 않을까.
[눈에 관한 취향 잡소리]
정말 내 취향 일관적이고 틀에 박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눈이 예쁘면 정말 좋아해... 어떤 빛깔이든 어둠 속에서 꺾이지 않고 반짝이는 걸 상상해보면 너무 좋아서 심장이 막 뛰게 돼. 그래 쿠도 신이치 네 얘기야...
얼마나 아프고 괴로워도 쌕쌕거리며 상대를 바라볼 네가 좋아... 사실 눈을 내리깔고 처연하게 웃는 너도 좋아해. 눈이 보석에 비유되는 것도 좋아. 빛이 투과된 사파이어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눈이라니 내 심장을 다 가져도 돼... 네가 동그랗게 뜬 눈이어도 좋고 그런 주제에 살짝만 접어 떠도 웬만한 고양이상 저리가라 할 정도로 날카로워지는 것도 좋아해. 걱정되고 미안한데도 고마워서 차마 말로 표현하진 않고 살풋 찡그리듯 웃으며 바라보는 표정도 좋아. 사람들이 생각하곤 하는 대로 무구하게 꾸며둔 동그랗고 순진한 얼굴을 하다 순식간에 범인을 함정에 떨어뜨린 고양이 같은 표정이 되는 널 사랑해... 하늘로 표현되기도 바다로 표현되기도 하는 푸르름 정말 좋아하고... 세상 어딜 가도 네 시야 안에 있는 느낌이라 자꾸만 네가 그리워지는 사람들도 좋아해.
뜬금없지만 카이토는 달빛이 어스름하게 내려앉은 보랏빛 눈인 게 좋고(?)
아무튼 하늘이 그리워지는 눈을 총명하게 반짝일 신이치 너무 사랑해... 코난의 눈을 마주치면 순간 말문을 잃게 되는 범인도 좀 나와주고 그래줘...(대체)
[하쿠ts신...(앓이)]
진짜 하쿠ts신... 학생회장 하쿠바와 부회장 신이치의 그들만의 세계 좀 펼쳐주면서 선남선녀 홈즈덕후 커플로 타 학교에서도 아, 그 커플? 하는 그런... 발랄하고 재밌는데다가 약간 할리킹/할리퀸 느낌도 나는 그런... 거... 보고 싶어...
솔직히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하면서 홈즈 컬렉션 사줄 남친이 얘 말고 누가 있겠니 신이치... 그럼 거기에 지지 않고 셜록 홈즈에 나온 대사로 그들만의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하게 받아칠 사람이 신이치 말고 또 누가 있겠어...(대체)
내 안의 여싱찌 키가 171~2정도 되는데, "너같이 멀대같은 사람을 누가 좋아해?"하고 말하는 어떤... 누군가가 있으면... 하쿠바가 신이치 어깨를 감싸면서 "저와는 잘 어울리기만 합니다만, 발버둥이 추하시군요." 하고 말해주면 좋겠어...
[난 다른 사람 머리카락 만지작거리는 검조코난이 좋아]
머릿결이 좋은 장발을 만지며 찰랑거리는 모습이 폭포 같다고 생각하는 코난 좋아. 진 머릴 만지작거리던 버릇대로 라이 머리카락도 만지는 검조 코난...
-검은색 폭포 같네요. 진은 은색이던데.
-…
-딱히 싫다는 건 아니에요. 예쁘잖아요, 이것도.
물론 당신에게 어울리는 건 좀 더 붉은 색일 것 같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눈웃음치는 코난 주세요.. 본명에 붉은 색이 들어가 있어서, 사람을 죽여 만든 폭포가 떠오른다는 점에서, 또 기회를 노려 조직에 파란을 일으킬 사람인만큼 붉은 색의 경고등이 떠올라서. 여러 이유를 다 눈치 챈 아카이지만 콕 찝어 두 번째 이유의 답만 대답하는 라이도 좋아...
-그렇게 따진다면 널 끼고 도는 진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반박할 순 없지만요. 그래도 역시 난 붉은 색이 어울리는 건 라이라고 생각해.
묘한 신경전과는 별개로 엉성하게 땋아두고 짠, 하고 웃는 코난 정말 사랑스럽고 오싹하면 좋겠어...
[하쿠신 장거리 연애중]
어쩌지 지금 하쿠신 장거리 연애중이라 전화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국제전화 비싸.
-그보다 더 비싼게 제 전화입니다만.
-3분 전에 끊었잖아.
-그리고 이틀간 통화하질 못했죠.
-목소리가 더 듣고 싶어서 그래?
-맞아요. 늘 쿠도군, 당신이 부족해.
-정말 넌 지치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해대네.
-지치기도 전에 그런 말을 떠올리게 만드는 쿠도군 덕이죠.
-낯간지러운 말도 자주 하고.
-싫다면 바꾸도록 할까요?
-아니, 지금 그대로가 좋아. 5분뒤 끊자. 8분 뒤엔 내가 전화할게.
[어린 신이치와 유사쿠의 이럴 수 있는 점이 좋아]
근데 유사쿠 산타가 없는 논리적인 이유를 말해주는 거... 뭔가 진짜로
신이치: 우리 집은 벽난로도 굴뚝도 없어. 그렇다면 들어올 수 있는 건 창문이나 문 밖에 없지!
유사쿠: 흠. 신이치 넌 그렇게 생각하는가 보구나.
신이치: (..틀렸단 건가!)
유사쿠: (어린 아들이 고민하는 게 귀여움)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신이치: (잠깐, 저 반응을 보아 내가 한 추리에 허점이 있던 게 분명해. 분명 함정이 있을 거야..!)
해서 얼결에 신이치 창의력과 사고력, 추리력 길러놓은 거 아닐까.
신이치 정말 혼자 자란 것 같지만 그 배경에 알게 모르게 유사쿠와 유키코가 있는 거 좋아해... 정말 가만히 나뒀는데 컸다니까요~ 하고 말할 만한데도 두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의 쿠도 신이치가 아니게 되는 거...
[나의 소녀시대 헤이신 보고 싶었는데 원작 날아가버림]
핫토리 대륙의 대륙(대체) 닮았다는 얘기 들어서일까.. 막 나의 소녀시대 같은 헤이신 보고 싶어 신이치가 밤하늘 가득 들어찬 별을 보고 있을 때 핫토리가 '소원을 빌었다. 내 소원은 그 애가 바라는 미래에 나도 있었으면 하는 거였다.' 해주면 좋겠어.
첫 시작은 행운의 편지로 이어지지 않을까. 핫토리 책상에 편지가 와서 봐보니 행운의 편지고. 이런 이상한 걸 보낸 사람이 누군가 싶어 둘러보다가 신이치가 픽 웃는 거 봐버리겠지. 쟤가 놀리려고 그런 건가! 하고 이글이글 불타면서도 턱을 괸 손의 손목이나, 가늘 해진 눈이나, 올라간 입술 같은 게 예쁘긴 하네. 하고 생각해줬으면. 아마 무의식이겠지? 그리고 그 뒤로 방과 후에 신이치 잡아다가 네가 이런 거 보냈냐고 따져 묻다가 퍽 귀찮단 얼굴로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는 신이치 때문에 잠깐 머쓱하고 그럼 좋겠어. 그럼 왜 그때 날 보고 웃었냐니까 "글쎄, 추리해보는 건 어때? 너도 추리하는 거 좋아한다며." 하고 가려는 신이치 덕에 핫토리 움찔하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신이치를 잡아채면 좋겠다. "추리도 사전에 발견한 단서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난 널 잘 모른다고!" 어쩐지 새빨개진 얼굴로. 엇비슷하지만 시선이 좀 더 아래쪽에 있던 신이치가 빤히 바라보지 않을까. 한여름의 매미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자각하고, 핫토리 손에서 땀이 비질 새어나온 순간. 딱 괜히 말했나 싶을 때 신이치가 그것도 그렇네, 하고 말해줘.
그 뒤로 손 내밀고는 자기소개하기.
"쿠도 신이치.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너랑 같은 반이야."
"어, 어…."
"나머지 궁금한 게 있으면 차근차근 물어봐. 하루에 세 번 정도."
귀찮다고 포기해도 괜찮고. 그렇게 말한 뒤 가방을 챙기곤 이제 간다, 하는 신이치를 더는 잡지 못한 핫토리라던가. 그리고 열심히 고민해주면 좋겠다. 왜 나를 보고 웃었는지, 왜 추리해보라고 한 건지, 대체 그 행동의 의미는 뭔지, 그리고 어째서 그렇게 예뻐 보였는지.
아무튼 그런 식으로 핫토리가 물어보고 신이치가 대답하면서 점차 친한 친구사이가 되어주면 좋겠어. 그리고 신이치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뭐 별 거 없었으면. 대충 여자애들이 핫토리를 좋아하는데, 러브레터를 준답시고 남겨둔 게 친구한테 장난친다고 남겨둔 행운의 편지였던 거라서. 귀가 좋은 만큼 핫토리의 불평불만을 다 들었었던 탓에 웃음이 나왔다던가.
아무튼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조금 시무룩해진 핫토리.
"추리는 왜 해보라고 한 건데."
"그냥, 편지를 두고 가던 애가 세상에서 가장 떨린단 얼굴을 하고 있어서. 네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거든."
그 뒤 뭐 괜찮은 녀석이더라, 하고 웃는 신이치 때문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핫토리가 좋아. 정말 별거 아닌 이유였고, 그냥 이런 식으로 알게 된 것도 전부 한 순간의 변덕과 우연이었을 뿐인데. 그 사실들이 정말로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핫토리라던가. 그런 이야기를 나눈 게 둘이 방학동안 배낭여행 다니는 동안이었으면 좋겠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책상에 둘러앉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중에도 간간히 신이치에게서 눈을 못 떼는 핫토리가 보고 싶으니까. "두 사람은 정말 사이가 좋나 봐요." 그런 핫토리를 보고 부럽다는 듯이 누가 그렇게 말하면 움찔 떨어주기도 할 거야. 그리고 그 순간 핫토리 깨달으면 좋겠어. 아, 나 쿠도한테 반해있었구나 하고.
이후 핫토리가 피하기도 하고 신이치가 따져 물어서 입을 꾹 다물기도 하는 고구마 기간을 거쳐서, 결국 "야. 이별여행 가자. 거기서 결말짓고 서로 모르는 사이되던가, 다시 친구 하던가." 하는 신이치 따라서 둘만의 기차여행 같은 것도 가줘. 그리고 처음 생각했던 그 소원을 빌고, 마지막 날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거냔 신이치의 물음에 3일간 죽도록 고민하던 답을 내놓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좋아, 사귀고 싶단 의미로. 네가 날 혐오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하고 말을 하던 중에 신이치가 입을 맞춰주면 좋겠어.
"야. 내가 너한테 날 추리해보라고 한 이유 말해줬었지."
"그, 렇지…."
"그때 말했잖아. 좋은 녀석이었다고."
그 후 한숨을 푹 내쉰 신이치가 키득키득 웃어주면 좋겠다.
"너 다음부턴 추리할 때 단서가 없어서 모르겠단 소리 하지 마라. 왜 반했는지 알것 같단 뒷말도 제대로 못 들으면서 다른 단서는 어떻게 찾아?"
그 말에 무심코 찡해진 핫토리가 신이치 꼭 껴안고 그날부터 1일해주지 않을까... 이별여행과 함께 친구사이 끝내고 연인 해줘!
...근데 나의 소녀시대 내용 어디갔어... 린전신과 쉬타이위가 겪었던 일 대체 어디 갔어....?
[언젠간 진짜 비색조 셋이서 가라오케 좀 가주지 않을래...?]
코난: (삑사리 난 노래)
후루야: 코난군도 못하는 게 있네.(탬버린 흔들)
코난: 하하, 뭐....
아카이: (삑사리 난 노...)
후루야: (1소절 듣고 곡 취소함)
아카이: 후루야군도 실수할 때가 있군.
코난: 아뇨 아카이씨, 이럴 때만 눈치 없는 척 하지 말아요.
아카이: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땐 역시 아가 너와 함께 불러야 하는 걸까.
코난: ((진짜... 이 사람도 의외인 면이 잔뜩 있다니까.))(떨떠름)
[진홍을 보고 난 후 치여 옴]
내가 여기서 아야노코지 경부와 하쿠바가 신이치 두고 서로 자신이 더 어울린다고 하는... 삼각관계에 치였다고 하면... 정말 답 없는 마이너가 되는 걸까...? 경시총감 아들과 경부님의 지옥의 눈치싸움 좀 보고 싶은데...
-처음 뵙겠습니다. 쿠도군에게 이야기는 들었어요. 나이차이가 꽤 되는 젊은 사람에게 부담스러울 만큼 들이댄다고 하죠?
-이건, 이야기만 듣던 경시총감의 아들 되시는 분이군요. 저도 어린 탐정 군에게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그다지 관심가지 않는 또래 탐정이 자꾸 추근거려 걱정 이라죠?
-경부님의 위계질서 잘 알았습니다. 젊은 나이에 경부까지 오르기 힘들지 않으셨나요?
-이런이런, 경시총감은 하쿠바군의 아버님인 것 아니던가요? 사사로운 곳에 권력을 쓰려하는 건 경찰의 부패일 텐데…
-곧 제 스스로 경부님을 쳐낼 자신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어린 탐정군은 제가 받아가도록 할까요.
-하, 제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란 걸 제대로 계산하질 못하고 계시네요.
이런 고상한 엘리트들의 눈빛 튀기는 기 싸움 보고 싶은데... 중간에 아야노코지 경부의 다람쥐 친구랑 놀면서 '저 둘 꽤나 사이좋네.'하고 넘어가는 신이치 좀 보고 싶다...
정말 언젠가 모미지→카즈하→란 이란 삼각관계 오프레 보고 싶어. 모미지가 "제가 얼마나 잘났나요! 그런데도 그 토야마양은 제가 아닌 모리씨를 보고 있고. 저는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무가." 하고 집사 분에게 얘기하면서도 휴대폰 배경이 카즈하면 좋겠어... "손톱 갈라진 걸 보는 게 안타깝긴 하네요….같이 네일 샵에 가보자고 할까……." 하자마자 얼굴 새빨개져서 카즈하에게 약속 잡을까 고민하다 문자 보내는 모미지라거나. 그 시각 비슷한 이유로 란과 케이크 뷔페 갈까 약속 잡으려 머뭇머뭇하는 카즈하나....
흑흑 예쁜 애들끼리 서로 좋아해줘... 모미지 오프레에선 애들 성 불렀으면 좋겠다..
모미카즈 냠냠.. 헤이신 모미카즈 인간적으로 더블데이트 해주세요.. 2:1:1로 오사카 구경 가게 되는 두 커플... 모미지한테 오코노미야끼 만들어주고 "봐라 맛있제!"하고 웃는 카즈하랑 "…그렇 네요. 나쁘진 않으니 한 입 더 주시겠어요?"하는 모미지... 헤이신은 이미 핫토리가 신이치 옆에 끼고 이것도 저것도 다 먹이고 있을 거야... 고기 추가 물 추가 야채 추가 한 세 번은 말해서 배불러서 더 못 먹겠단 신이치 되게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을 거야...
근데 진짜 3/4조는 도쿄에서, 여자애들은 오사카에서 교토를 걸쳐 직접 짠 여행일정대로 놀고 사진 찍고 즐기다가 중간쯤에서 만나고 그래주면 좋겠어. 서로 어딜 어떻게 다녀왔는지 사진 보면서 알고... 막 3/4조가 도쿄 경시청 경찰청 탐방했던 거 알고 여자조가 질색해주면 좋겠어. 그걸 보고 그제야 정상적인 반응을 보게 됐다고 우는 카이토도 좀 보고 싶고. 막... 만난 김에 워터 파크도 가고 같이 먹거리탐방도 다녀주고 그래줘... 테마에 맞게 잘 찍은 사진들 보면서 뭐야, 케이크 뷔페 탐방이었어? 하고 묻는 핫토리랑 신이치... 그리고 신이치랑 하쿠바 외엔(가끔 그 둘도 휘말리기도 한) 역동적인 천방지축들의 사진 보면서 빵터지는 여자조... 그렇게 서로 상대가 즐겼던 대로 다시 도쿄, 오사카로 가는데 하루만에 "이게 재밌었다고?" "지루해 죽겠네!"하고 서로서로들 전화하고 얘기하면서 놀아주면 좋겠어... 그래서 그 경험들 전부 모아다 다음에 다 같이 놀러갈 계획 짜서 행복한 휴일 보내줘 얘들아...
[유쾌발랄하게 연애해줘 카이신]
카이신... 동거하다가 소년 탐정단이 부탁해서 여름방학 때 물고기 잡기 축제나 가줘... 카이토 아무것도 모른 채 뭐? 신이치가 운전하는 차로 강가에 놀러간다고? 펜션도 예약해둬?? 해서 막 설레어하며 따라갔다가 기겁하는 삶 살아줘... 막 초반에 재밌어하면서 카이토 놀리다가 진짜 질색해서 기절하고 끙끙 앓는 카이토 보고는 잠시 침음을 삼키다가 아이들은 하이바라에게 잠시 맡기고 카이토 간호하는 신이치. 생선.. 생선... 하면서 악몽 꾸는 카이토가 식은땀 흘리면 그거 훔쳐 주면서 "그러게 왜 따라와. 평소엔 사전답사도 철저히 하던 놈이 대체 뭘 믿고 그냥…." 막 투덜거림에서 안쓰러움으로 넘어가다 토닥토닥해줘 신이치...! 그리고 은근슬쩍 눈 뜬 카이토가 오랜만의 데레에 설레어 하면서 계속 아픈 척 하고. 신이치 약 2분 만에 그거 눈치 채고 머리 쓰다듬어주던 손바닥으로 이마 찰싹 때려주면 좋겠다.
정신 차렸으면 일어나. 에~!? 아직 이렇게나 괴로워하는 나한테?! 그런 말 하는 거 보니 팔팔하네!
하면서도 잠시 쉬고 오라며 카이토한테 선글라스 씌워주고 애들 보러 가는 신이치나, 그런 신이치 허릴 껴안고 조금 더 붙어있게 해달란 카이토. 문득 분위기가 간질간질해질 때 쯤 문틈으로 보고 있던 소년 탐정단이 결국 열린 문에 으악 하고 쓰러지면 좋겠어. 재빨리 카이토 밀어버리고 "그, 그럼 물고기 잡으러 갈까! 소년 탐정단!" 하고 분위기 날린 뒤에 저 뒷 편에서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고 있는 하이바라를 밉지 않게 노려보는 신이치 주세요.. 혼자 남아 외롭다고 울다가 근처 편의점에서 콘돔 사둬서 신이치에게 한 대 맞는 카이토 주세요...
[사다카사와 코난]
사다카사 결혼식 화동 코난이 해주면 좋겠다.
일단 이걸 내가 해도 되나 하고 떨떠름해하며 준비하다가도 막상 두 사람이 결혼하는 거 보고 잘 사세요, 두 분 다. 하면서 꽃 뿌려주는 코난... 막 란이 잘 어울린단 얘기 해주면 머리 꽁지 늘어뜨리면서 하하.. 하고 웃다가 사토가 던진 부케 유미가 받고 결혼식 사진 찍을 때 사토가 코난 껴안고 다카기 옆에서 활짝 웃으니까 멋쩍어하던 다카기도 "명당이네, 코난군!" 하고 웃으면서 진짜 세상 행복한 사진 남겨주면 좋겠다. 그 사진이 코난이 남긴 유일한 사진이 되어주는 것도 좋아...(대체
[히로코 맛있죠]
초범에 우발적 범행이었고 뉘우치고 있으니 모범죄수로 나온 히로히토씨가 그날 마담의 생명을 살려주고 뉘우칠 기회를 준 모리탐정에게 인사하러 갔다가 그때에도 신이치로 돌아가지 못한 코난의... 처음 만났을 때완 달라진 조금 어둡고 퇴폐적인 코난 보고는 옛적에 궁지에 몰려있던 자기가 생각나 가만히 놔둘 수 없어 말 거는 걸로 시작되는 연애...
[후루신 선녀강림]
후루신 선녀강림 해주면 좋겠어. 막 신이치에게 버거운 길이의 후루야씨 덕분에 숨을 참거나 다시 내쉬면서, 팔이나 다리를 바르르 떨고 입을 꽉 문채 차근차근 내려가 줬으면. 힘들어서 중간쯤에 멈춰 빠듯한 숨을 내쉬는 신이치가 달아오른 얼굴로 내려다보는 게 더없이 야할 것 같아. 덕분에 가학심이 생긴 후루야가 긴장을 풀라는 듯 사근사근 신이치 허릴 문질러주다가, 시선이 마주친 순간 눈웃음치며 허릴 쳐올려주면 좋겠어. 꽉 잡힌 채로 끝까지 넣어져 숨 막힌 소리와 함께 자세가 흐트러지는 신이치. 자기 가슴팍에 기대듯 해서 파르르 떠는 신이치를 쓰다듬으면서 다독이는 후루야가 좋아. 그러면서도 "이런 자세로는 너도 나도 움직이기 힘들 텐데? 신이치군." 라고 말해서 신이치가 어떻게든 움직이려 애쓰는 게 좋아. 자세를 바로 세우고 허릴 움직이지만 몸이 자꾸 쓰러질 것 같은 거. 후루야가 신이치의 움직임에 맞춰 허릴 움직이면 할딱할딱 숨을 몰아쉬던 신이치가 울 듯한 얼굴로 몸을 숙이면 좋겠어. 후루야씨, 저 더는 무리… 하고 말을 꺼내는 순간 다시금 신이치 허릴 잡고 콱콱 박아 넣는 후루야.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하는 후루야 말에 맞춰 새빨개진 채 힉, 히윽, 악, 흑, 하고 짧게 터지는 신음이랑 같이 앞으로 엎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신이치 보고 싶어...
[내 뇌속 아카신과 후루신의 차이]
뜬금 내 뇌내망상 설정을 깨달았다... 아카신은 신이치가 처음이어도 아프지 않게 끈질길 정도로 상냥하고 다정하게 풀어줘서 다음날 아침 정말 죽을 것 같다고 느끼진 않지만 침대를 가라앉혀놓은 탓에 "침대 어떡하면 좋죠?"란 말을 하게 만든다면, 후루신은 언뜻 상냥한 게 닮았지만 신이치를 끈질기게 괴롭혀 다음날 "내 허리 어떡할 건데요!!" 하고 끙끙 앓는 신이치가 던진 베개를 후루야가 잡아채곤 성격 나쁘게 웃으며 "마지막에 더 해달라고 한 건 분명 너였을 텐데." 하고 대답해줄 것 같아...
[검은 고양이 신이치와 하쿠신]
검은 고양이 수인 신이치랑 그 고양이 주인 하쿠바로 하쿠신 보고 싶어...
펫샵에서 프리미엄 잔뜩 붙은, 불행을 부른단 속설이 있을지언정 아름다운 외향으로 그조차 달게 감수해내고 싶게 만드는 신이치. 마침 왓슨 일로 동물병원 겸 펫샵을 하고 있는 그 가게에 갔다가 신이치와 눈이 마주친 하쿠바. 흥미가 있어 보이는 도련님 덕에 신난 가게 주인이 신이치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다 얘기해대면 좋겠어. 무슨 기구한 팔자인지 부모님이 돌아가시며 막대한 유산과 보호자를 찾아줬는데 그 보호자가 어린 신이치를 펫으로 분류해두고 팔았다란 카더라가 있다며. 그 이야기를 면전에서 듣고 있는데도 신이치는 귀를 파다닥 떨 뿐 억울해하진 않았으면. 외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하쿠바를 바라보겠지. 새파란 벽안에 호기심이 동한 하쿠바가 샵 주인을 물리고 신이치에게 다가가 줬으면. 확실히 본인 인생이 불운했던지 신이치를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 불행해졌다던가, 그런 이야기가 돌아도 계속해서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신이치가 샐죽 웃었으면 좋겠어.
-도련님, 날 사게? 안 그러는 게 좋을걸. 난 붉은 색이랑은 상성이 안 맞거든.
신이치 말에 하쿠바가 무심코 자기 눈가를 매만져보지 않을까. 그러다가 성격 드러날 만큼 자신만만히 웃어주면 좋겠어.
-제가 겨우 당신 때문에 불행해질 것 같습니까?
비슷한 말이야 자주 들었었지만, 이렇게까지 자신만만한 사람은 처음이라 신이치 꼬리가 흥미롭게 살랑여줬으면. 그리고 샵 주인이 말하기도 전에 자기 장점 늘어놓으면 좋겠다.
-외모야 저 사람이 말했던 대로 뛰어나고, 머리도 웬만한 사람보다 좋아. 기억력도 뛰어나며 오감은 말할것도 없고.
-성격은?
-보시는 대로.
어깨를 으쓱이는 신이치 보고 결국 데려가는 하쿠바 보고 싶어. 여기서 이제 신이치가 말했던 대로 하쿠바가 불행해 질 수도 있고 하쿠바가 자신한 대로 불행은커녕 행복하고 포근한 일상을 보낼 수도 있겠지. 불행해진다면 사랑에 빠졌으나 사랑을 얻지 못하는 하쿠바가 생각나. 그 외의 일은 하쿠바와 신이치가 해쳐나가지 못 할리 없을 것 같고... 행복해진다면 신이치를 셜록 홈즈에 입덕시키는 하쿠바 보고 싶어. 나중에 왓슨과 친해져 팔에 왓슨을 얹고 있는 신이치가 "어때, 홈즈 같아?"라고 말하면 "아뇨. 홈즈는 접니다만." 하고 유치한 싸움도 해줘... "하지만 탐정으로서의 당신의 재능은 놀랍군요. 제 손으로 호적수를 만들어낸 기분이에요." "보시는 대로 주인님 덕이지."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꼬박꼬박 주인님이라고는 하지만 하쿠바의 조수 같은 신이치도 좋아.
[러시안룰렛 보고 싶었는데 보고 싶던게 어딘가로 사라진 버본코후루]
꿈속에서 코난과 러시안룰렛을 하게 되는 후루야 보고 싶어. 사실 러시안룰렛이라 하기도 웃긴 게 준비되어 있는 건 자동식 권총이고. 새하얀 공간에서 코난과 마주하고 있는 후루야는 어쩐지 꿈임을 바로 알아채지 못할 것 같아. "러시안룰렛의 룰은 알고 있을 테니, 둘이 잘 상의해 먼저 방아쇠를 당길 순서를 정해보시죠." 하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들린 뒤에 코난이 달려가 재빠르게 그 총구를 제 관자놀이에 대서. 순간 그 아이 답지 않게 포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대체 이 상황이 뭔가 생각하기도 전에 코난이 생그레 웃어주면 좋겠어.
-죽는 게 당신이 아니라 다행이에요, 아무로씨.
코난이 알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아무로 토오루겠지만. 그 말이 심장을 쿡 찌르고 나서 피와 뇌수가 섞인 액체가 제 뺨에 묻는 순간 잠에서 깨어나는 후루야. 처음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던 건가 싶어서 조금 쉬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쉬는 날 족족 그 꿈을 꿔줬으면. 후루야 귀에는 이명처럼 잔음이 남지 않을까. 아무로씨. 죽는 게, 당신이, 아니라서… 때때마다 토막 난 단어들이 떠오르는 순간 흠칫하는 후루야. 휴일 마지막 날엔 말이 바뀌는 것도 좋아.
-이번에도 내가 빨랐네.
탕. 피가 묻고 쓰러진 코난에게서 피 웅덩이가 짙어져 갈 때쯤에도 꿈에서 깨지 않는 후루야. 덜덜 떨면서 코난을 끌어안는데 그 감각이 정말 너무 생생하지 않을까.
이후로 코난이 밝게 인사할 때마다 다행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초조하고 걱정되면 좋겠어. 그 꿈의 이유가 다쳐오기 일수인 아이가 걱정되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언젠가 일도 겹치고 철야도 했다가 그 꿈을 꿔 제대로 쉬지 못했던 날엔 코난을 붙잡지 않았을까.
-제발, 뛰어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 응… 알았어, 아무로씨.
넘어져서 다칠지 모른단 뜻일지, 자신을 놔두고 사건현장으로 뛰어들지 말라는 건지. 그 말이 어떤 뜻을 담은 건진 몰라도 강직하던 어른이 어째 아슬아슬한 표정을 하고 있어서 코난도 더 묻지 않고 그렇게 대답해주면 좋겠어. 그리고 대답을 들은 날 밤, 꿈속의 코난이 후루야의 뺨을 잡고 깨질 듯이 웃어주지 않을까.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순간 오싹해진 후루야가 코난을 껴안고 어깨에 고개를 묻었으면 좋겠어. 꿈에서라도 계속해서 네 죽음을 볼 바엔 총알에 같이 꿰뚫려 죽고 싶어서. 이미 코난의 손에 권총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속삭이듯 바보구나, 하고 말한 코난이 권총을 입에 물고 살풋 웃으며 방아쇠를 당길 거야.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후루야는 이를 악문 채 제 품안에서 스러지는 코난의 시체를 껴안고. 그렇게 차근차근 꿈속의 코난의 말이 바뀌어 가면 좋겠어.
-내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건 당연한 걸요.
-사람을 살리는데 이유는 없으니까.
-설령, 내가 죽더라도.
…하지만 역시 당신이 죽지 않아 다행이에요, 아무로씨. 머릿속에서 생생히 울리는 목소리를 떠올릴 때 마다 자꾸만 자기가 무너질 것 같다 느끼는 후루야. 진정해, 꿈일 뿐이야. 하는 생각에 자꾸만 반박하는 자신이 생겨서 더 죽을 맛일 것 같아. 지금 이건 꿈이라도 현실이 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지. 그땐 과연 그 아이가 누굴 위해 제 목숨을 버리려들까?
후루야는 아주 열심히, 그리고 끈질기게 버텨내고 이겨내려 애쓸 거야. 하지만 어느 날엔가 코난이 정말 자기 목숨보다 남의 목숨을 더 중요시 하는 거 아닌가 하고 느끼게 될 때 스스로를 추스르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조금 전엔 네가 위험 했어.
-하지만 이렇게 살아 돌아왔잖아요?
-너는! 하… 왜 그렇게 무모한 거니, 코난군.
-제가 해낼 수 있는 일이니까요. 사실 그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 것뿐이지만―
어떻게든 속마음을 추슬러 조곤조곤 말하려던 후루야가 연기하는 아무로 토오루는 거기서 한계에 다다를 것 같아. 트리플페이스의 경계가 아슬아슬하게 지워진 순간, 조금 더 안에 있던 버본으로서의 자신과 후루야가 뒤섞여 애틋함과 파괴욕, 그 이상의 소유욕을 느끼며 코난의 손목을 세게 붙들어주면 좋겠다. 아파요! 하는 순간 차게 굳었을지언정 눈빛만은 이글거리는 후루야가 목소리를 내리깔아주면 좋겠어.
-그렇게 되다 죽으면 어떡하려고.
-…아무로씨 아니죠.
-코난군,
-쉽게 죽지 않을 거니까, 놔 줘요 버본.
긴장한 채로 몸을 낮춰 조심하는 코난을 보면서 그제야 코난을 대할 때 조심하게 만들려면 상냥한 것 보다 위협적인 게 효과적임을 새삼 깨닫는 후루야라던가. 그런 식으로 자기도 모르는 새 점점 버본의 인격으로서 코난을 대하게되는 후루야 보고 싶어. 언젠가 후루야가 자신의 망가진 점을 깨닫지 못하고, 후루야로서 있기보다 버본으로서 있는 게 더 손쉬워질 정도로.
훗날엔 후루야가 연기하는 아무로와 버본이 연기하는 아무로를 구별하게 된 코난이 털을 곤두세운 채로 하악질하는 고양이처럼 버본에게서 뒷걸음질쳐주면 좋겠어.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나, 자신의 무모함에 대한 후루야의 절망과도 같은 상처를 알게 됐으면.
-아무로씨가 망가진 게 저 때문이란 건가요?
-아니요, 내가 코난군을 차지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네 고고함 덕분이란 거죠.
하고 무섭고 오싹하면서도 정중하게 웃는 버본 보고 싶어. 무의식 속 인격이다 보니 무의식인 꿈에 간섭하게 된 버본이라던가 하는 걸로 버본코후루도 좋은데...
[비색신? 비색코? 의 여러 이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거]
스바신아무나 아카코후루나, 약간 거짓말쟁이와 진짜란 조합이라 너무 설레. 스바신아무는 거짓말쟁이들의 진실 된 애정에 파묻혀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신이치가 좋고, 아카코후루는 홀로 거짓말쟁이로 남은 코난의 애정인지 질투인지 모를 감정이 전해지는 어른들을 보는 게 즐거워. 신이치로 돌아간 시점에서 아무로와 스바루를 만나 어째서 이 사람들이 아직도 여기에?! 란 충격과 함께 차근차근 이어지는 일상 이야기는 역시 개그가 잘 어울리지 않을까. 반면 코난이 아카이와 후루야의 보호 속에서 쉽사리 이해받지 못할 사춘기를 겪으며 두 어른의 마음속에도 아슬아슬한 무언가를 이끌어내는 건 역시 시리어스가 어울릴 것 같아. 물론 난 어느 쪽이든 좋아해!
[금요일의 아침인사 귀엽지 나도 좋아해]
금요일의 아침인사 이 노래는 어느 컾을 대입해도 귀여울 것 같아. 원본에 가장 잘 맞는 건 카이신 아닐까. 헤이신도 잘 어울려. 좋아하는데 말은 걸지 못한 채 금요일엔 꼭 아침인사를 건네자, 하고 다짐하며 연습을 하지만 막상 등굣길에 만나면 입을 열지 못하는 사이. 은근히 좋아하는 사람한테 말을 잘 못 꺼내고는 하니까, 좋아 말 걸까! 하는 순간 딱딱하게 굳어서 지나쳐가거나 자리에 다시 앉는 게 일상다반사면 좋겠어. 카이신은 양방, 헤이신은 핫토리의 짝사랑으로 전개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지. 그리고 이쪽은 제대로 비오는 날 신이치가 우산을 건네며 말거는 게 생각나. 그걸로 말을 트고 나서 정말로 행복해하지 않을까. 핫토리는 비가 그칠 때 까지 데려다준다는 신이치 데리고 빙빙 돌 것 같아. 저기, 여기 한 번 왔던 곳 같은데? 하는 말을 들으면 곤란하다는 듯 부끄럽다는 듯 머릴 박박 문지르고, 얼굴을 쓸어내리고 하면서 "니, 니랑 더 오래 있을 라고 거짓말 했다. 미안타." 하고 묘하게 고백부터 하게 될 것 같지? 하지만 신이치도 핫토리도 연애 눈새라 잘 모르고 그걸 계기로 친구하게 돼서 반년 뒤에야 그 말이 고백이었을 수도 있단 자각을 해줘. 카이신은 신이치가 우산을 씌워준 순간부터 간질간질하다가 휴대폰 번호 교환하고, 또 금요일 날 밤에 '월요일 날 봐.'와 '내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사이에서 보낼 말을 고르고 있지 않을까.
후루신에 대입해보면… 어쩐지 첫 만남에 우산이 없어 곤란한 후루야를 신이치가 도와준 것부터 시작될 것 같아. 감벽의 관에서 란이 회상하던 난 우산 있으니까 너 써, 하는 방식으로. 그 다음날인 금요일에 전철을 타고 출근을 하면서 무심결에 우산을 챙긴 후루야가 그걸 왜 챙겼나 고민할 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신이치가 친구랑 이야기 나누면서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던가. 순간 차 수리를 맡겨놓은 게 행운이었나 싶기도 하고, 우산을 돌려주려 옆으로 가려다가 친구와 웃고 떠드는 신이치를 보고 두근거리는 걸로 시작해주면 좋겠어. 이정도면 범죄지, 교복을 보면 고등학생이잖아? 하다가도 고등학생이니까 토요일 일요일엔 전철을 탄다 해도 보지 못하겠지 싶은 기분도 들 것 같다는 게 귀여워. 아마 이쪽은 어느 날 마음을 다잡은 후루야가 우산을 돌려주면서부터 이야기가 진행되어가지 않을까. 신이치도 호감은 있었을 거라 생각해!
그리고 아카신. 이쪽은 전철에서 일어난 사건을 아카이와 신이치가 순식간에 풀어내면서 시작되지 않을까. 아마 신이치의 짝사랑이 먼저였을 것 같아. 차가 잠시 반파되어 있어 전철을 타고 다니게 되었다는 것도, 다다음 주면 차 수리가 끝나 전철생활도 끝날 것 같다는 것도 무심코 듣게 된 아카이의 전화통화 덕에 알게 되었다 던지. 그래서 마지막 날인 금요일 날 오늘은 꼭, 하고 말을 걸려다 입이 안 떨어져서 포기하는 신이치 보고 싶어. 그런 날 하필이면 비가 와서 꽁지도 쳐져가며 시무룩해졌으면. 그리고 아카이가 자기 우산을 빌려주게 되면 좋겠어. 아카이도 영특하던 고교생 탐정을 눈여겨봤다던가. 그렇게 우산 돌려주고 싶은데 괜찮아요? 하는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 보고 싶네!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과 스바코]
스바코 보고 싶어. 어머니의 날에는 분홍색 카네이션을 사서 코난 정장 맨 윗단추에 꽂아주고, 아버지의 날에는 장미를 한 아름 사다가 코난의 품안에 안겨주는 스바루. 또 짓궂은 장난치신다, 생각하면서도 받은 꽃을 꽃병에 꼽고 다 지기 전엔 드라이플라워로 만드는 코난 보고 싶어. 분홍색 카네이션의 꽃말이 당신을 열애합니다 란 걸 깨달은 순간부터 장미의 꽃말마저 신경 쓰이는 게 좋아. 분명 그냥 관습대로 산거겠지, 분홍색 카네이션을 보니 본인 머리색이 떠올랐나 보지. 괜히 큼큼거리던 코난이 어느 날 스바루의 조금 곤란하단 표정을 마주하게 되면 좋겠어.
-코난군은 생각보다 이런 쪽으로 둔하네요.
-응?
-그런 면모도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정말 짓궂을 정도라……
-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그렇게 도망친 코난이 정말 그 꽃의 의미가 꽃말 그대로였던 거야? 하고 고민해주면 좋겠어. 자꾸 생각나고 고민하게 만들려 괜히 그 날짜를 택한 스바루의 의도대로. 열심히 스바루의 의도를 파악하려 생각하면서 어떡하나 싶어 얼굴을 쓸어내려주면 좋겠다. 한숨을 푹 내쉬는 얼굴이며 귀가 샛붉으면 더 좋을 것 같아.
[후루야 레이에 대한 잡소리]
후루야 레이... 밝혀진 과거가 제대로 없다보니 속단하기에 너무 빠른 것 아닌가 싶긴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은 경찰동기조와 함께 울고 웃던 나날이 아닐까 싶어져. 그리고 그 때를 생각하다보면 쨍하고 햇빛이 들지만 에어컨에 아이스크림과 수박과 킥킥 웃는 여러 명을 배경으로 보리차와 해바라기가 떠오르는 여름이 어울리는 것 같은 기분이야. 쨍한 햇빛처럼 밝고 따가울 정도로 활기차게 웃고 떠들고 화내고 잔소리하던 후루야. 과연 후루야 인생에서 그 쨍한 여름의 느낌이 돌아올 순간이 있을까 싶다가도 코난과 신이치 옆에서 여름햇살의 향취를 느끼는 후루야와 아무로를 생각하고 싶어지는 신코러가 여기 있습니다(대체
[죄책감이 지워진 신이치로 아카신]
어쩌면 마음을 모니터 너머로 전송시켜주기 보다 사람에게서 감정을 삭제시키는 미래가 더 일찍 올지 모른단 생각이 들어버렸어... 그런 의미에서 죄책감이 지워진 신이치랑 그 파트너이자 감시인인 아카이로 아카신 주세요.
일단 신이치가 죄책감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는 실수와 우연 때문이면 좋겠어. 흉악범죄자에 한한 최고의 형별로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시키는 수술이란 게 있는데, 그 전까지 원작에서처럼 일본경찰의 구세주인 탐정으로서 살아가던 신이치가 그 수술을 받게 되는 거. 뇌의 일부분을 손봐 의도적으로 파괴한다 싶은 행위라 고치는 게 쉽지 않았으면 좋겠어. 뭐 정말 이런 법이 생긴다면 인권문제로 반대가 심할 것 같지만 어쨌든!
자신이 밝혀낸 범인의 감정제거수술을 받는 걸 참관하게 된 신이치가 얼결에 감정농도 측정기 같은 걸 해보게 되고, 순간 기계의 전산오류로 이상 수치로 보일 만큼 죄책감이 높단 판정을 받아 수술용 컴퓨터가 멋대로 감정을 지워버리게 된 걸로. 현실에서 이랬다간 정말 인권위와 감정제거 시술 반대시위가 일어났겠지만 이건 썰일 뿐이니까. 본인 과실도 있고 여태 배운 도덕관념과 신이치의 도덕성을 뒤받쳐 줄 책임감은 튼튼한 상태여서, 일단은 정기검진과 적당한 보상과 사후조치에 대한 전폭적인지지 등을 받는 걸로 합의보지 않을까. 신이치는 처음엔 자기 일생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자신이 범죄를 저질러 죄책감을 느낄 일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언젠가 범인을 제압하는데 있어 평소보다 손속이 심해졌고, 그런데도 마땅한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아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게 되겠지. 슬슬 죄책감과 양심의 상관관계나 스스로 잘못을 깨닫지 못해 바뀔 책임감과 가치관의 변화 등등. 사건사고를 많이 접하는 만큼 도덕적으로 그어둬야 할 선이 쉽게 허물어지리라 예상해주면 좋겠다. 헤이세이의 홈즈라 불리 우는 자신의 두뇌가 혹여 사건 은폐에 쓰이게 된다면. 나아가 그 사건 자체를 계획하게 된다면. 하는 생각도 해주지 않을까.
멀고 먼 일일 뿐이지만 신이치는 스스로에게 제대로 된 목줄을 묶어둬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할거야. 마냥 방치해두면 스스로가 지켜야 할 규범 내에서 차근차근 멀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무심결에 여기까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긍정하거나 반박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내리면 좋겠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감정 수복을 연구하고 있을 미국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던가. 사후처리를 보장받기도 했고, 유사쿠 인맥 또한 무시할 만한 게 아니기에 어찌 저찌 연결되어 신이치는 FBI의 보호 겸 감시를 받는 존재가 되면 좋겠어. 그리고 그 전담을 맡게 된 사람이 아카이 슈이치인 거고.
처음 아카이는 별 생각이 없었을 거야. 그저 불운한 사고에 휘말린 피해자, 그리고 지나치게 뛰어나 더욱 문제가 되었을 뿐인 운 나쁜 어린 애, 뭐 그런 식으로 보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보호대상이면서 FBI의 수사를 돕거나 어떨 땐 한 발 앞서 사건의 경과를 유추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걸 보면서 호기심과 호감을 느껴주면 좋겠어. 그러면서도 스스로에게 목줄을 채우려드는 이성이나 그런 선택의 바탕이 되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등에 서서히 빠져들지 않을까. 그리고 신이치도 살갑진 않을지언정 다정하고 소소하게 챙겨주는 아카이에게 호감을 느껴주면 좋겠어. 거의 매일같이 서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잘 맞는 곳이나 취향의 공통분모를 찾아가다보면 자연히 그런 마음도 들고 그러지 않을까.
아무튼 결국 아카이가 신이치에게 고백해주면 좋겠어. 사실 그다지 달콤하거나 로맨틱할 것 같진 않아. "사귀도록 할까, 아가. 아마 앞으로도 네 옆을 지키는 건 내가 될 것 같은데." 같은? 조금 오늘 아침은 시리얼이 좋겠다, 하는 식으로 말해줬으면. 그 말을 들은 신이치가 기가 차다는 듯 픽 웃었으면 좋겠어. 저 말은 즉 자기 인생은 아카이 슈이치에게 일일이 검수 받게 될 테니 다른 누군가를 사귀기보단 자기를 고르는 게 더 편하지 않겠냐는 거니까. 속뜻을 읽어낼 사람 앞에서 이토록 멋없고 정 없고 무심한 고백이라니. 그런데도 신이치는 마음에 들어서 더 키득키득 웃으면 좋겠어.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상대를 위해서 얼마든지 너그러워지잖아요.
-이래봬도 공과 사는 철저한 편인데 말이지.
-그 철저함이 내 앞에서 물러지는 게 단점이죠.
그렇게 말은 해도 필요하다면 아카이는 자신을 막기 위해 온갖 일을 해줄 사람이니까. 오히려 막나가는 구석이 있는 자신한텐 이렇게 같이 막나가 줄 사람이 잘 어울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할 거야. 거기다 신이치도 아카이를 좋아하고 있는 걸.
-좋아요, 저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제가 조금 더 고분고분해져보죠 뭐.
기억해둬요. 제 목줄의 끝은 이제 완전히 아카이씨 손에 넘어가 있는 거니까. 하는 신이치가 좋아. 그리고 아카이를 목줄 쥔 주인처럼 말하긴 했지만 아카이의 비호와 걱정아래 번견을 부리는 왕처럼 군림해주는 신이치 보고 싶어. 겉으로 보이는 주인과 실질적 주인이 뒤바뀌어 있는 관계 좋아해. 평소엔 신이치에게 너그러울지언정 제대로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는 아카이씨도 좋아.
생각해보니 죄책감이 지워진 신이치 비색신 가능했는데.. 일본 경찰의 구세주이자 덮고 넘어가고 싶은 사건 피해자인 신이치를 처음 돌보고 관리하는 임무를 맡게 된 후루야가 훗날 FBI 아카이와 신이치가 사귀게 됐다는 걸 알고 분노해서 아카이를 저격하게 되고...!(대체
[스바코]
-사람이 사랑을 할 때 필요한 신뢰는 어느 정도일까요?
-호오, 흥미로운 주제네요. 아마 저와 코난군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목숨을 맡길 수 있을 정도라는 거예요? 아니면 숨기고 있는 걸 밝히기 위해선 자기 패를 하나 보여줘야 한다고?
-둘 다라고 한다면 어떡할 거죠?
-사랑에 시작할만한 상태라는 거니까, 아마 스바루씨와 연애라도 해보겠죠.
-그거 영광인걸요.
하고 쿠도저 서재에서 연애를 시작하는 스바코의 5시 44분
[내가 더위먹어서 쓴 징징거림]
신이치,... 신이치이.... 코난은 정말 쬐끄맣고 아이인 만큼 몸에 열이 많아서 지금 괴롭지 않을까. 에어컨이 고장 난 모리 탐정사무소에서 탈출해 포아로에서 천국을 누려줘. 아즈사 누나 특제 파스타 오물오물 먹다가 오늘은 늦게 출근도장 찍은 아무로 만나고 겍, 소리 내줘... 후식이라고 할까 싶은 오렌지 주스에 빨대 꽂아서 쭈릅 마시던 코난을 보고는 생긋 웃으며 "오늘의 피서지는 포아로인가 보네, 코난군." 하고 귀엽다는 듯 봐줘... 차마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은 날씨라 뭐 그런 셈이죠. 하면서 뺨을 긁적이는 코난 주세요... 가게 에어컨 바람 너무 오래 쐬면 으슬으슬하니까 담요와 아이스커피 가져다주며 이건 내가 주는 서비스. 해주는 아무로씨... 나 말고 너희는 시원하게 살아줘...
멍카이토가 너무 더워하니까 대리석 준비해서 에어컨 틀어놓고 거기서 쉬고 있어, 하는 신이치 주세요... 카이토는 차갑게 식은 돌판에 누워서 시원해~~ 하고 있다가 소파에 앉아서 책 읽는 신이치 근처로 돌아와 공주님 안기로 데리고 가서 대리석 돌판에 조심스럽게 내려줘. 자기만 시원한 것 보단 신이치랑 같이 시원해져서 살 맞대고 있는 게 좋은 멍카이토 주세요...
[나 이런 삼사조 좋아해]
핫토리: 와마 죽어삐겠다! 어야 쿠도, 니는 괜찮나? 마 땀을 억수같이 흘러삐노.
신이치: 말 걸지 마. 네 말대로 정말 더우니까.
하쿠바: 오늘은 차가 말썽이라... 아니었다면 이런 더위를 참을 이유가 없었을 텐데.
핫토리: 치사해빠져가꼬. 니 혼자 타고 갈 생각이가.
하쿠바: 만약에 있었을 일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마세요 핫토리군, 더욱이 이 날씨였다면 아량을 베풀어 제가 태워다 드렸겠죠.
핫토리: ...아, 글나. 미안타... 니 음청 좋은 아였네...
신이치: 네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여름느낌 물씬 나니까 이제 그만 조용히 해라 핫토리 헤이지...(으르렁)
핫토리: ...쿠도 자는 마 인성이 파탄나뿟네.
삼사조가 산에 캠핑하러 가서 밥 해먹고 그럴 때!
카이토: 어라, 밥이 너무 된 것 같은데? 물 너무 적게 넣은 거 아냐?
핫토리: 뭐라카노. 밥 다 됐나 보는 건 니였는데!
하쿠바: 핫토리군, 너무 오래 익혔다는 게 아니라 너무 고슬고슬해졌다는 거 아닐까요?
핫토리: 아 글나.
신이치: 그럴 땐 알코올을 한 스푼 넣고 돌 올려놓은 뒤 약 불로 뜸들이듯 익혀봐.
카이토: 근데 이런 산속에서 술을 어떻게 구...
신이치: ? 너 챙겨온 거 아니었냐?
핫토리: 뭔데... 니라면 챙겨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하쿠바: 이제와 법규를 잘 치키는 일반적 청소년인 척 해도 늦었어요.
카이토: 아니 오히려 술 챙길 것 같은 건 쟤잖아!!(핫토리 가리키기)
핫토리: 와... 니 너무한다. 사람 그리 몰아가나....(상처받은 눈)
하쿠바: 분명 저희 셋 중에 규범에서 벗어난 일을 할법 한 건 핫토리군이지만, 쿠로바군... 당신은 정말...
신이치: 사과해야겠네. 쟤 진짜 상처받았나보다.(핫토리 토닥토닥)
핫토리: 쿠도...!
카이토: 와 돌겠네 진짜!!!!! 너희 안에 나 대체 뭔데?!!
핫토리: 시끄러운 놈.
신이치: 대형견.
하쿠바: 괴도키드.
신이치, 핫토리: 아... 그게 있었네.
카이토: 아니라곸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주저앉기))
[나는 언제나 운전시 거친 른을 좋아했지]
른은 차분하고 이성적이며 조곤조곤할수록 운전대를 잡았을 때 입이 거칠어지는 걸 좋아해. 신이치는 조곤조곤하진 않지만 막 히익 할 정도로 입이 거칠진 않았으면 좋겠어. 대신 끼어들기를 하면 엔진음 심하게 내면서 차선을 바꾸곤 그 차 옆으로 가서 창문을 두드린 뒤 창문이 열리면 생긋 웃는 얼굴로 손가락욕해주면 좋겠어. 그런 다음 바로 추월해서 깜빡이 안 키고 새치기하기... 뒤에서 욕설이 들리면 더 큰 목소리로 온갖 듣도 보도 못한 쌍욕 해주면 좋겠어... 운전을 유키코에게 배우면 거칠고 화려한 드라이빙 솜씨도 얻게 되지 않을까. 같이 타고 있던 아카이와 후루야 은근히 뿌듯해하고(?) 나중에 같이 타게 된 헤이지랑 카이도 식겁하면서 안전벨트 붙잡고 덜덜 떨어주지 않을까. 입이 거칠다 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라서!(대체)
[내가 죽는다면, 후루신]
비참한 후루신 하니까 그거 생각나. 코난은 후루야의 과거를 알고 나면 절대로 "내가 죽는다면 내 무덤에 와줄래요?"하고 말하는 일이 없을 거란 거. 아마 말 할 사람이 있다면 아카이 정도일 거란 거.
조직 섬멸 작전 중에 약의 정보를 빼내려 본거지에 잠입했다가 일부 무너진 건물 탓에 탈출구가 막혀 있는 상황이고, 코난은 총에 맞아 피를 쏟으며 금방이라도 쓰러져 죽을 것 같은 상태. 설상가상 무너진 건물 잔해에 다리가 끼어있거나 하지 않을까. 아무튼 코난은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날 거야. 그 사이엔 좋아하고 있던 후루야에 대한 것도 있지 않을까. 결국 좋아한다는 말은커녕 제 정체도 밝히지 못한 짝사랑 상대가 부디 이 난리통을 벗어나 있기를 바라면서. 문득 자기가 기대고 있는, 열리지 않을 문에 기댄 사람이 있음을 눈치 채면 좋겠어. 아마 들어오기 전 자신에게 이곳에 대한 암시를 줬던 아카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야 다른 사람들은 아포톡신에 대한 걸 모를 테니까.
있잖아요, 아카이씨죠?
…….
말 없는 거 보니 맞나보네. 바깥은 괜찮아요? 많이 소란스러운데.
…….
지금 전 못 나갈 것 같거든요. 이거, 하이바라한테 전해줘요.
하고 살짝 열린 틈으로 피가 묻어난 USB를 건네는 코난.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니 제대로 받았겠구나 하고 말을 이어가면 좋겠어.
알고 있었죠, 제가 쿠도 신이치라는 거. 그게 절 에도가와 코난으로 만든 약의 데이터에요. 일단 챙기긴 챙겼는데 제가 쓰진 못할 것 같고…. 이렇게 된 거 푸념이나 좀 들어줄래요?
하고 혼자 조곤조곤 이야기해가면 좋겠어. 포기하고 싶지 않고, 살아 돌아가고 싶지만, 이미 눈앞은 가물가물해지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조차 어려워져 있었으면. 그래서 자꾸 자기 안에 있던 이야길 풀어놓고 싶어진 거면 좋겠어. 그냥, 아무도 자신의 속마음을 모르는 채 떠나가는 건 정말 외로울 테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고백이라도 해볼 걸 싶었어요. 어린애니까 진지하게 생각해줄리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부딪쳐보기라도 할걸. 뭐 이제는 부질없는 이야기지만……
잠깐 말을 멈춘 코난이 느리게 눈을 깜빡이다가, 어쩐지 아카이라면 쿠도 신이치와 에도가와 코난의 무덤 앞에서 담담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지면 좋겠어. 그럴 리 없을 걸 알지만, 그래도 울어주지 않는 사람이 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자기의 속내를 다 알고 있는 사람 한 명이 꽃을 놔둬 주는 것도 나쁘진 않지, 싶어서.
있잖아요 아카이씨. 내가 죽고 나면, 내 무덤에 와주지 않을래요?
라-거나. 조금 장난스럽게, 그렇지만 정말 꺼져갈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코난이 문에 기대면 좋겠다. 그리고 역시 건너편에 있던 건 후루야였겠지. 후루야도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혼자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는 됐으면 좋겠어. 물론 찌그러진 문을 부수고 열어 곧 죽을 듯한 코난을 구해낼 수 없을 정도로만. 덕분에 숨마저 탁 막힌 채 코난의 이야기를 들어줬던 거였으면. 코난이 고백이라도 해 볼걸, 하고 푸념한 그 상대가 지금 말을 걸고 있는 대상인 아카이 슈이치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구나, 그 고교생 탐정. 그게 네 본 모습이었구나. 뭐야, 그래봤자 스무 살도 되지 못한 어린애잖아. 싶어지기도 하고, 울렁거리며 슬퍼지기도 하겠지. 만약 이 문 너머에 등을 기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란 걸 알았다면 이런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을 테니까.
음... 아마 두 사람 다 코난이 죽는 순간을 직감했을 것 같아. 딱 여기까지구나, 하는 순간 몸에서 힘이 빠지는 코난과 귀를 쫑긋 세워도 들리지 않는 가느다란 숨소리에 절망하는 후루야. 이후 후루야를 구하기 위해 그곳에 찾아온 부하들을 통해 문 너머로 죽어 있는 작은 아이의 시체를 확인하게 된 순간, 후루야는 피 묻은 USB를 꾹 쥐지 않았을까.
쿠도 신이치보다 조금 더 이르게 에도가와 코난의 장례가 치러지고, 일주일 내로 신이치의 장례도 진행되면 좋겠어. 당연히 묘는 다르지만 묻힌 곳은 같은 장소면 좋겠다. 후루야는 거기서 코난의 묘와 신이치의 묘에 같이 꽃을 올려두지 않을까.
미안해, 네가 바라던 사람은 아니었겠지만… 도무지 내 입으로 그 말을 전할 수가 없었어.
향을 피우는 후루야는 정말이지 초탈하고, 아슬아슬하지 않았을까. 코난을 잃고 나서 꼭 코난과 같은 분위기를 두른 후루야라던가. 앞으로도 영원히 풀리지 않을 오해와 함께 왜 내가 아니었나 하는 서글픔과 아카이란 존재로 인해 새로이 생겨나는 죄책감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끝끝내 살아가는 후루야라던가....
후루야씨 제가 미안해요....!!!
[빗방울 요정 코난으로 아카코]
빗소리가 계속 들리는 김에 빗방울 요정? 같은 코난 보고 싶어. 너무 작아서 움직이기 불편하기에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움직이는 코난. 아무래도 빗방울 같은 존재에 안 보이다보니 사람들이 자길 불쾌해 하는 데에도 익숙해져 있겠지. 그러다 아카이 어깨에 앉아 갈 때가 있으면 좋겠어. 그때의 날씨는 금방 흩어질 정도의 여우비라면 좋겠다. 갈 곳이 가까워서 그렇기도 했고. 꽤나 느긋한 발걸음에 자기도 흔들흔들 다리를 움직이다가 오늘 밤 자기로 마음먹었던 이끼장미? 같은 곳에 스르륵 내려앉으려다 아카이 손에 톡 얹혀 지면 좋겠다. 순간 물음표를 가득 담은 눈으로 아카이를 올려다보니 표정변화가 적은 얼굴이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거. 코난이 갸웃거리니 "미끄러진 게 아닌 건가." 하고 원하던 꽃잎에 코난을 내려주는 거. 아마 코난이 할 말은 내가 보여요? 밖에 없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런 걸로 시작되는 이야기 보고 싶어. 언제나 손 아니면 어깨가 살짝 젖어있는 아카이씨와 미안하지만 그 옆에서 떠나는 게 아쉬워 이따금씩 아카이씨, 하고 부르는 자그마한 코난군... 사실 내가 오늘 집까지 오면서 다리에 후두둑 달라붙은 물방울이 꼭 쬐깐한 요정처럼 느껴져서 그래...
[마지막은 카이신인 것 같은 키드신]
당당한 신이치 너무 좋지. 하지만 그만큼 당당한 키드도 좋아해.
명탐정, 역시 세상은 널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해.
갑자기 무슨?
그야, 그렇지 않고선 나와 만나 사랑에 빠질 리 없잖아?
변함없이 아니꼬운 녀석.
그렇게 말은 해도 케케케 웃는 키드가 싫지 않은 신이치. 아래쪽엔 경찰들이 깔려있는 옥상에서 키스해주지 않을래? 물론 그러는 사이 키드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줘도 좋아.
…진짜 이러기야?
세상은 날 위해 만들어졌다며. 그렇다면 널 잡는 것도 역시 나여야지.
아니, 그건 무리지. 난 신출귀몰한 대 괴도니까 말이야!
하구 트릭으로 수갑 풀고 가는 키드랑, 떨어져 있는 키드카드 같은 게 있겠지. '그럼 나머지는 집에서 하는 거 맞지? 먼저 가서 기다릴게♡' 라고 적혀있어서 카드 구기는 신이치 주세요. 분노해서 쿠도저 갔다가 남은 밤을 불태운 신이치랑 카이토 보고 싶어!
[내 안의 하쿠바는 분명 예의발랐던 것 같은데]
하쿠신도 입강간 잘 칠 것 같은 비주얼이긴 한데...
혼자 고결한 척 다 하더니 제 걸 물고 있는 입은 그렇지도 않은가 봐요? 그래서 그렇게 꽁꽁 싸매고 계셨던 걸까. 자, 그렇게 기뻐 죽겠단 얼굴만 하지 말고 좋아하는 곳을 말해 봐요. 착하죠? 신음만 흘리면 제가 당신이 좋아하는 곳을 모르잖아요. 아… 아니면 그냥 이 곳 자체를 문질러주는 게 좋은 것 뿐이라던지?
[보들보들한 후루신의 아침]
오늘 아침 메뉴는 커피와 샌드위치. 언뜻 평범하다 내지는 간단하다란 말을 들을지도 모르나, 그걸 만든 사람이 후루야 레이이므로 감히 그런 평가를 내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신이치는 졸음이 채 가시지 않은 눈꺼풀을 느리게 깜빡이며 주방 앞에 섰다. 자고 일어나 열이 올라있을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애초에 열이 많은 후루야 때문인지 에어컨이 켜져 있어 어깨엔 담요를 두른 채였다. 커피콩 가는 소리가 시끄러울 법도 했으나 후루야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니 그조차 감미로웠다. 문틀에 기대어 반쯤 조는 형색으로 후루야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인기척을 느꼈나보다. 돌아보는 얼굴이 밝았다.
더 자지 않고, 졸린 것 같은데.
레이씨가 없으니까 더는 잠이 안 오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또 졸리고. 담요를 다시 싸매며 웅얼웅얼 말하는 신이치가 사랑스러워 후루야의 입매가 풀려갔다. 그림을 그리듯 유려하게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린 이후, 자리를 정리하기보다 먼저 제 연인에게로 다가가 식탁으로 이끌었다. 손이며 품안에 묻은 커피 향에 고롱거리듯 뺨을 부비는 신이치는 과연 제 귀여움을 알고 있었을지. 참다못한 후루야가 신이치의 얼굴에 가벼운 입맞춤을 자꾸만 떨어트렸다. 이마, 눈꺼풀, 코끝이며 입술까지. 으므믕, 정신이 들었단 티로써 뭉개진 목소릴 낸 신이치가 자리에 앉았다. 곧 샌드위치며 직접 내린 커피며, 각설탕과 초콜릿이 차려졌다. 신이치 덕분에라도 녹슬 일 없는 요리 실력은 부드러운 빵과 아삭한 채소, 간이 잘 배인 내용물만으로 그 티가 나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신이치 뺨에 묻은 부스러기를 검지 손가락으로 걷어내며 초콜릿보다 달달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지만. 그조차 일상적이라 면역이 되어있던 신이치는 샌드위치를 다 먹을때 쯤엔 졸음기를 완전히 털어낼 수 있었다. 제대로 이성이 돌아온 뒤 보는 제 연인은… 말하자면 아직 꿈속인 듯 잘생겼다. 거기다 바라보는 눈빛은 사랑스럽단 말을 대신 속삭이는 중이라서.
아침부터 그렇게 봐도 나오는 건 없어요.
아닐 것 같은데.
굿모닝 키스는 금방 레이씨가 했잖아요.
흐음, 그닥 만족스럽지 않단 목울림 소리에도 신이치는 태평했다. 아직 따뜻한 커피에 각설탕 하나, 휘젓지 않고 녹여 초콜릿과 함께 한 모금. 쌉쌀하고 산미가 도는 커피의 끝 맛은 제 아침만큼이나 달았다. 머리 쓰는 일이 많다보니 후루야가 일러준 아침의 당 충전 방법이었다. 신이치의 아침은 후루야 레이가 있단 것만으로 순식간에 달콤해진단 걸 모르기에 한 말이 아닐까 싶었다.
커피 다 마시고 나면 해줄게요. 레이씨 초콜릿 드실래요?
신이치군이 먹여준다면.
빙글 웃는 얼굴로 손가락을 써서 가리키는 폼으로 봤을 때, 먹여달란 게 마냥 건전한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나이 차이가 몇인데 이럴 때는 또 유치하니 귀여워져선.
그럼 저만 먹을게요, 변태 레이씨.
욕먹었단 생각은 못하고 저나 그이나 푸스스 웃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바라는 대로 키스해 줄 걸 알고 있었으므로.
소소하게 행복한 아침이었다.
결혼하고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아일랜드형 주방에서 요리하는 후루야씨와 비몽사몽하며 식탁에 앉는 신이치 너무 보고 싶음이고.. 레이씨 뭐해요? 하고 물으면서 어깨대신 등에 턱을 콕 찍고 웅얼웅얼 말하는 신이치와 귀여워죽는 후루야씨 내 안 공식이구... 솔직히 머리하나 차이나는 연인이 어깨너머로 볼 수 없으니까 등에 착 붙어서 턱을 괴고 있는데다 졸음기 때문에 살짝 뭉개진 발음으로 레이씨 더워~ 같은 거 쫑알거리면 진짜 얼마나 귀엽겠어요. 나 같아도 뒤돌아서 코 한번 찝고 으엥, 하는 짜부라진 목소리 듣구 만다.
[나는 하이바라가 내놓는 캐해석을 좋아하는 사람]
나 정말 하이바라의 캐해석 사랑하는 사람이구... 사실 하이바라가 소년 탐정단에게 마음을 열어갈 때쯤 애기들 캐해도 해주길 바랬어. 코난이 탐정단 체력에 못 따라가 허허 웃으며 "저 비글같은 녀석들……" 할 때 "그 말 대로야. 실험실의 비글과 닮았어. 자길 아프게 할지 모를 상대에게조차 꼬리치며 달려드는, 사람을 좋아하는 순진한 점이…" 하고 눈부신 듯 애틋하다는 듯한 눈으로 봐주는 하이바라... 코난이 움찔해서 툭 치고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보고 싶고. "어라 몰랐어? 내가 말한 비글 중엔 너도 포함되어 있어, 쿠도군." 하는 말에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등 밀어서 탐정단 옆으로 가는 코난... "비글은 원래 토끼사냥에 쓰이던 사냥개라고. 네 걱정만큼 약한 녀석들도 아니고, 무엇보다 네가 먼저 뻗는 거 아닌가 고민이나 해야 할 걸? 어-이 너희들! 하이바라가 축구하잰다!" 해서 "뭐?" 하는 하이바라를 탐정단 쪽으로 밀어서 정말? 정말입니까? 좋아, 그럼 골키퍼는 하이바라가 하는 거다! 하는 애기들 보고 싶어... 하이바라 무심코 웃어줘... 행복해줘....
그리구 하이바라가 2p스바루를 보고 리트리버 계열로 보이는 도베르만이라구 해줌 좋겠다... 일견 순한 듯 보이지만 사냥견의 습성이 짙게 남아 초반에 잘 길들이지 않으면 종종 반항할 거라고. 코난은 스바루씨는 사람이고 내가 주인인 것도 아니야, 하는데 글쎄… 본인도 그렇게 생각할까? 했으면...
[슈는 슈가의 슈일까?]
(코난 오프레 때)
조디: 상윤씨는 뭔가 정 없어 보이잖아? 슈- 하면 귀여운 느낌에 친근감 드는데. 다른 애칭 만들기도 쉽고. 예를 들어-
코난: 슈가?
하이바라: 버터.
아무로: 체로 거른 박력분에 섞어 180도 예열한 오븐으로 60분.
아카이: 날 구워버리고 싶단 뜻이군.
[스바코]
사실 오늘 본 영화에서 등을 맞대고 앉아 고해성사 하는 거 스바코로 보고 싶었어...
제가 오늘 죄를 지었어요.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이 있었는데,
사랑에 빠졌군요.
…맞아요.
그리고 그 사람은 제가 알고 있는 사람, 이고요?
……다 알고 계시네요.
네 일이니까요.
하고나서 뒤돌아 작은 아이를 바라보는 스바루씨와 눈을 피하는 코난군! 살짝 어깨를 잡고 상냥한 듯 물어봐주면 좋겠어.
그게 나인가요? 혹은 제 안의 그?
…그것도 맞춰 봐요. 다 알고 있잖아.
듣고 싶으니까요. 네 입을 통해서.
……스바루씨요.
그렇군요. 여기 죄인이 두 명이니 지옥까지 가볼까요?
하는 스바코 호시이....
[꼬꼬맹이 헤이신]
"나 너랑 노는 게 제일 재밌어! 너도 그래?"하고 일생일대의 대 고백을 한 핫토리 헤이지(5살)이 "난 안 그래." 하고 똘방똘방한 눈 크게 뜨고 대답한 신이치(역시 5살) 꿈을 꾸고 쿠도 너도 나랑 노는 거 좋지? 좋아하지? 하고 보육원 낮잠시간에서 깨어나 신이치 껴안고 크흥크흥 우는 게 보고 싶은 2시 11분...
[후루신?]
후루야씨는 무슨 색이든 다 잘 어울리네요. 이름이 제로라서 그런가. 뭐든 채울 수 있는 사람이란 거잖아요.
어느 날 귀 기울인 속삭임이란 그런 거였다. 제 연인은 논리와 수식과 증명을 좋아하면서도 때때로 감상적인 말을 내뱉고는 했다. 그게 싫은 건 아니었다. 외려 그런 순간의 말을 오려다 앨범 한 장 한 장에 붙여놓고 추억하고 싶었으니.
그렇다면 날 채우는 첫 번째는 네가 좋겠네, 신이치.
대답을 들은 신이치는 그 말을 바랬다는 듯이 웃었다. 이미 마음속을 몇 번이고 채워준 미소는 백합을 물고 있는 듯 단내를 풍겨서, 아마 똑같이 웃으며 그 이마에 입술을 묻었지 싶다. 웃기에 느껴지는 잘잘한 떨림이 유독 사랑스럽다.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춰줬으면 싶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비색조 온도차>
아카이: 가끔 선풍기에서 가늘고 높은 소리가 나는데,
아무로: 당신을 저주하는 원혼들의 소리겠죠. 죽어라 아카이!!
코난: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노화와 과부화로 인한 소리잖아요. 수리나 맡기죠.
[나 정말 이런 거 좋아하는 구나, 후루신(코)]
에도가와 코난을 사랑하는 후루야로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가고 나서 다시금 코난이 되려 한 신이치 보고 싶어. 독약, 해독제, 다시 독약. 잦은 복용으로 몸이 망가져 체력은 물론 시력까지 떨어지게 된다던지. 순간 차마 숨기지 못한 설렘을 안고 코난의 연락을 받게 된 후루야가 아카이의 담담한 상황전달을 듣게 되는 것도 좋아. 기껏 찾아간 병실 앞에서 벌써부터 초점이 빗나간 눈으로 사라질 사람처럼 웃는 코난과 신이치 사이의, 그 누구도 되지 못한 가녀린 아이가 보였다던지. 순간 후루야의 말이나 숨 같은 게 턱 하고 막히면 좋겠다. 반사적으로 하이바라? 하고 물었던 신이치가 색 진한 얼굴에 금발의 실루엣이보여 만지작거리던 안경을 써주지 않을까.
시력을 보강하기 위한 게 아니라 그저 옛 시절의 그 아일 불러오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 여전히 후루야의 표정은 보이질 않겠지. 그렇지만 휘청휘청 제게 오는 건 눈에 보여서 흐린 눈으로 살풋 웃어주는 신이치가 좋아.
"나는 에도가와 코난으로 살면서 늘 쿠도 신이치였어요. 그 반대였던 적은 없던 것 같은데… 후루야씨 덕에 쿠도 신이치가 에도가와 코난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죠. 장난 같지만 이 말이 어떤 뜻인지 후루야씨는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잔잔하게 이런 말을 하고, 당신은 지금의 내가 마음에 안 들겠지만. 하는 신이치라던가. 순간 문병인을 위해 준비해둔 의자에 앉은 후루야가 신이치의 눈을 빤히 보면 좋겠어. 입매도 눈도 상냥하기 그지없는, 자신이 사랑하던 아이가 남아있는 얼굴. 그리고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잔인한 말과 행동으로 신이치를 압박했던 건지, 무슨 터무니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든 건지 깨닫고 숨이 막힌다던가.
제 행동을 후회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시달리면서도 생각보다 더 단단하고 맹목적인 신이치의 사랑 때문에 눈앞이 어지러워지면 좋겠다. 최악이고, 끔찍하지만, 바로 그 순간 눈앞의 아이에게 완전히 사로잡혀 반해버린 걸로. 그제야 코난군이라 부르던 호칭을 다시 정리한다던가 하면 좋겠어.
"네 이름은, 뭐가 좋을까."
떨리는 목소리에 무슨 심정을 담았는지 어렴풋하게 깨달은 신이치는 아마... 조금 울 것 같을 것 같아. 그제야 후루야가 자길 어떠한 존재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좋아해주는 거니까.
결국 두 사람 다 상대가 바라는 자신으로 남을 수 있고, 사실 상대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게 된 후루신 보고 싶어... 원할 때 원하는 사람일 수 있게 된 너를 위해, 나 또한 네가 원하는 순간 원하는 누군가가 될게. 같은 느낌으로 후루야도 굳이 자신의 이름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던가. 그냥 약간 유리벽 안에서 자신들의 여러 이름을 공유하며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느낌의 후루신이 보고 싶은 것뿐이지만... 이렇게 되면 후루신 베이스로 후루코 아무신 아무코 버본신 버본코 다 볼 수 있는 거 아닐까...!(대체)
[아무말잔치 아카신]
얼결에 레몬드란 단어를 본 것 같아서 레몬드? 그게 뭐야 레몬이랑 아몬드 섞은 건가? 되게 이상한 조합이야! 했는데 그냥 내가 레전드란 글자를 잘못 본 거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몬드 갈아 넣은 레몬파이 먹어줘 신이치!(?
그건 아마 조직이 와해되고 아카이가 오랜만에 일본에 찾아온 날이 아니었을까. 반가움에 즐겁게 웃던 신이치와 그런 신이치가 귀엽던 아카이. 오랜만에 온 만큼 쉬게 해주고 싶은 아가의 마음은 알지만, 코난으로 있을 때 챙겨먹은 게 무색해질 만큼 혼자 살면서 안 챙겨먹은 티가 나는 신이치가 신경 쓰여 밥부터 후식까지 만들어주는 아카이라던가. 마침 며칠 전 잔소리한 하이바라 덕에 어떻게든 장봐놓은 게 있긴 해서 그걸로 만들어준다던가.
그새 또 배가 줄어 있어 밥을 남긴 신이치가 눈썹을 휙 든 아카이를 보며 객쩍게 웃으면 좋겠다. 한숨처럼 빈 숨을 가볍게 흘린 아카이가 만들어둔 레몬파이를 건네고. 그래도 파이 한 조각 정도야, 하던 신이치가 한 입 먹고 고개를 갸웃거렸겠지.
-파이 안에 견과류 넣었어요?
-아몬드가 좀 있어서.
-흐응, 아몬드엔 비타민 E가 많아서 노화방지에 좋다면서요?
하고 장난치듯 말하며 웅냠냠 파이 먹어줘 신이치. 그리고 호오, 하고 다가와 부스러기 묻은 신이치 입가를 핥아내듯 키스한 아카이가 "그럼 아가의 그런 걱정이 괜한 기우인가 아닌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하면서 신이치 데리고 방으로 올라가는 결말도 좋아해. "아니, 그러자던 건 아니었고! 으악, 악! 아카이씨 저 아직 파이 남겼는데…!"하고 장난치려다 되로 받게 되는 신이치라던가. 이상 아카이의 살찌워 잡아먹는 이야기가 완성되었습니다!
[어찌되었든 행복해주세요 여사님...]
뜬금없지만 나 정말 코난은 신이치로, 시호는 하이바라로 돌아가거나 남는 걸 좋아하나봐. 시호로서 행복해지는 것도 좋지만 하이바라는 지금의 탐정단이나 박사님 없이 행복 이전에 일상에 대한 편안함을 논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또래라고 할 순 없는 또래의 친구를 얻어 노곤하게 풀어질 수 있을 법한 나날을 얻은 거니까. 하이바라 딴엔 티내기 어렵던 어리광이나 억지를 한 번씩 부리거나 해주는 거라면, 그래서 어릴 때부터 철이 든 채 어른스럽게 대처해야 했을지 모를 과거를 조금씩 채워준 거라면 좋겠다 싶기도 해... 박사님이든 코난이든 자주자주 너는 어린아이니까, 하는 말에 어린애 아니라니까. 말하지만 그런 취급에 무심코 마음이 풀리는 거라던가.
또 내 뇌피셜에선 하이바라에게서 소년 탐정단과 박사님은 신이치에게 있어선 란과 비슷한 느낌? 같은 게 있어. 모든 걸 이해해주진 못하지만 목표라던가 돌아갈 장소라던가, 유년의 추억을 대표하는 존재가 되어줄 수 있는 사이라던가. 나는 란이 신이치 인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소년 탐정단이 하이바라를 안정시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만약 원작에서 미야노 시호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지금 있는 사람들과는 처음부터 관계를 이어나가든 해서라도 얻어냈던 일상을 다시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 하이바라로서든 시호로서든 행복해져주세요... 여사님 아이시떼루...
[후루신스카 요괴 신이치]
후루야랑 스카치가 귀신이나 요괴를 볼 수 있단 걸로 어릴 때 둘이서 놀던 곳 근처 사당에 살고 있는 요괴? 신? 인 신이치로 후루신스카 보고 싶어. 계기는 후루야랑 스카치가 근처에 들어왔다가 요괴를 만난 거 아니었을까. NA츠Mㅔ 우IN장처럼 신사 앞 토리이만 넘어가도 요괴는 떨쳐버릴 수 있어서 눈에 보이는 토리이로 뛰어올라갔는데 거기가 신이치가 살고 있던 곳이었다던지 해서. 일단 요괴를 떨쳐냈으니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앉았는데 후루야가 앉아있던 수풀 뒤쪽에 결계가 있어서 순간 훅 사라지게 된다던가. 제로?! 하고 부르는 소리에 놀라 손을 뻗다가 문득 겹겹이 둘러싸인 천 자락에 폭 감싸이는 후루야. 그간 잠들어 있었다가 사람 기척에 깨서 일어나보니 어린애가 보여 신이치가 눈만 깜빡이는 첫 만남도 좋지 않을까. 요괴라고 하기엔 느껴지는 기운이 사특한 곳 하나 없이 투명해서 후루야가 경계하면서도 굳이 뒷걸음질 치거나 하진 않아줬으면.
-네가 날 여기로 부른 거야?
-네가 날 깨웠다는 말이 맞겠지.
오랜 세월 잠들어 있었던 만큼 기지개도 켜고 하품도 하는 신이치가 도저히 신으로는 보이질 않아서 후루야는 신을 모시는 요괴인 건가하고 생각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몸을 쭉 일으킨 신이치 덕에 넓게 퍼져있던 옷자락에 앉아있던 후루야가 밀려나 넘어질 뻔 한 것도 내가 보기 즐거울 것 같고.
-뭐 하는 거야!
-아 미안. 네가 있었네. 하지만 아이야, 무슨 천이든 방석이라 생각하는 건 좋지 않아.
-내가 그걸 헷갈려서 앉아 있었을까봐?!
이상한 곳에 휘말려 정신없는데다 저 위에 혼자 있을 소꿉친구가 걱정되기까지 한 자신과 달리 말가니 혼자 태평한 신이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후루야도 어린 마음에 큰소리치기도 하지 않았을까. 잠시 갸웃거리던 신이치가 미끄러지듯 그 앞에 다가가 뺨을 꾹 잡고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안 좋은 것에게 쫓겼나보네. 그렇다면 이리 까칠할 수 있는 법이지. 인간이란 지치고 피로하면 더 쉽게 화가 난다면서?
하고 이마에 살짝 입 맞춰 준다던가. 순간 팍 하고 신이치 손을 쳐낸 후루야가 이마를 문질러 닦을지도 몰라.
-수작 부리지 마.
-내가? 네게?
눈을 부라려도 갸웃거리며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의아해하는 신이치. 이마를 문지르다 여기 오기 전 구르고 까지고 했던 상처며 피로가 싹 사라진 걸 깨달은 후루야. 신이치는 마음만 먹으면 어린애 영혼쯤이야 바로 먹어버릴 수 있는데 왜 수작까지 부려야 하나 깊게 생각해주면 좋겠다. 덕분에 혼자 오해를 푼 후루야만 머쓱해할 시간이 늘어나 있었겠지. 그러다 결론은 그저 요즘 인간들이 한 단어에 넣는 표현이 조금 더 넓어진 것뿐이려니 하는 것도 좋아. 내가 600년을 잠들어 있었나, 그 정도면 많은 게 바뀌어있을 법 하지. 혼자 주억주억 결론을 내린 신이치가 다시 후루야 손을 잡아채면 좋겠네.
-자, 너와 나의 시간이 다르니 여기 오래 있으면 안 되겠지? 네 자리로 돌아가자.
하고 바로 옆에 문을 만들어 나갔으면. 거기엔 후루야가 없어진지 4시간이 넘게 나오질 않아 레이이이... 하고 반쯤 울던 스카치가 있거나 했으면 좋겠어. 스카치! 하고 반갑게 부르는 목소리에 올려다보면 하늘하늘하고 예쁜 누군가의 손을 잡은 후루야가! 일단 호칭은 스카치지만 일단 후루야는 그 이름을 불러줬겠지? 내가 청산센세도 아니고 사신의 눈을 가진 것도 아닌데 스카치 본명을 어떻게 알어...
아무튼 겨우 20분 남짓 있었나 했더니 바깥은 해가 저물어가고 있어 흠칫한 후루야가 신이치를 돌아보면 좋겠어. 신이치는 아닌 말 한 적 없고 제 딴엔 설명도 해줬으니 떳떳하면 좋겠다. 그리고 오랜만에 깨어난 김에 노을도 보고 좋네, 하는 태평한 생각만 하고 있고. 슬슬 이 산에 있는 사특한 것들 정리도 좀 해볼까 하고 계획도 세우다가. 저기, 하고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여전히 쬐그맣기 그지없는 아이들 둘이 빤히 보고 있어서 어쩌라고? 싶기도 하고.
-여기서 내려가는 길, 혹시 알고 있어..요?
-아이야. 너보다 이 아이가 더 예의를 잘 알고 있어!
-뭐, 요?
스카치 말에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고 후루야에게 말을 걸었더니 불쾌한 표정만 보게 된 신이치가 요즘 젊은 애들은... 하고 같이 반달눈 해줬으면. 일단 참배도 자주 받은 편이고 주위에서 강하기로 소문난 신인데! 아무튼 그러다 스카치 손을 잡고 차근차근 산을 내려가 주긴 하면 좋겠다. 일단 요괴를 볼 수 있는 만큼 영혼에 힘이 있다는 거니까 마음에 들긴 해서. 길고 치렁치렁한 옷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잘 가나 싶을 정도로 휙휙 걸어가던 신이치가 문득 짧은 보폭으로 헥헥 거리며 뒤따르는 애들보고 아차 했으면.
-아... 그렇지. 내가 인간을 본지 몇 백 년 만이라 그 기준을 잊고 있었네. 자 이리와. 편히 가게 해 줄게.
해서 한 팔에 한 명씩 안고 산 입구에 내려다주는 거. 인간이 아닌 존재가 걷는 걸음은 인간의 걸음과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걸 몸소 느끼게 된 둘이 좀 신기해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떠나려는 아이들을 신이치가 잠깐 붙들어주고.
-천 있으면 줘 봐. 종이라도 괜찮으니까.
-공물.. 받는 거야?
-종이나 천은 비단이나 고급 화선지 아니면 안 받는데, 너희에게 그런 거 받을 생각은 없어.
애초에 그런 게 있긴 하니, 란 표정이라 후루야 또 울컥하고. 스카치가 일단 자상한 신이나 무언가 같으니 수첩 하나 꺼내다 쥐어주면 좋겠다. 신이치는 그걸로 간이 부적 같은 거 만들어서 주머니에 넣어 다니라고 하고. 그게 있으면 급 낮은 것들이 잡아먹으려 얼씬거리진 않을 거라면서.
-왜 잘해주는 건데?
-일단 내 구역에 있는 아이이니 만큼 잘 해줘야지. 무엇보다 날 볼 수 있는 인간이 있다는 게 재밌잖아. 이야기도 듣고 싶고.
-...설마.
-내일 오면 길은 자연히 트일 거야. 아니면 안내해줄 길잡이도 보내줄 테니 잘 찾아오면 좋겠네.
자주 오면 오는 만큼 이상한 게 붙진 않을 테니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손 흔들어주는 신이치와 일단 부적이 어떨지 생각해보고 결단내리겠다고 하는 둘. 거의 부적이 쓸만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에서 무척이나 도움 되네요. 가만히 있겠습니다, 하는 수준이라 다음 날 쭈뼛거리며 거기 다시 찾아간 스카치랑 후루야. 그런 식으로 하루 이틀, 그리고 몇 년간 만남이 지속되면 좋겠어.
그러다 한 14살 쯤 됐을 때? 슬슬 스카치의 눈에 요괴며 신이치가 보이지 않게 되면 좋겠다. 하필 서서히 신이치에게 깊은 애정이 꽃필 때쯤이라 스카치도 당황하고 보고 있던 후루야도 당황하고. 그러면서 후루야는 신이치를 자기만 독점하고 있단 기분이 들기도 해서 머릴 푸르르 털어내면 좋겠다. 그 대신 보이지 않는 스카치에게 설명해주고 안내해줘서, 스카치는 때때로 자기 머릴 흔드는 바람이 신이치의 손길인 걸 알게 된다던가.
처음엔 되게 떨떠름했는데 이제와 보면 어느덧 비밀 휴식처 같은 존재가 돼 있어서, 후루야가 자기 눈에 신이치가 보이지 않게 되는 순간 이 관계는 끝나는 걸까 싶어서 신이치를 붙잡았으면. 그건 스카치도 마찬가지면 좋겠다. 너도 외로울 텐데, 하고 잡아오는 손은 제게 있어 너무 빨리 없어져버릴 존재들의 간절함이라 신이치가 채 털어내지 못한다던가. 빠르게 변하는 인간들 중에서도 성장을 지켜봐 온 더 애틋한 애들인 걸. 그래서 자기 머리카락과 후루야와 스카치의 머리카락을 꼬아 만든 실로 셋을 이어두게 된다던가. 더욱이 어릴 때 만들어준 간이 부적 대신 신이치의 옷자락을 잘라 새로 만든 부적을 쥐어주는 것도 좋아. 뭐든 한 번은 너희 목숨을 구해낼 더없을 부적이라고.
아무튼 그런 식으로 스카치가 위험할 때 부적이 대신 스카치의 시신인 척 빼돌려지든, 신이치가 그 자리에 나타나 스카치를 데려가든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신이치의 힘이 잔뜩 깃든 부적 덕에 그 순간부터 신이치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 스카치라던가. 그리움과 감격, 그리고 살아있단 안도감에 무심코 신이치를 껴안는 스카치랑 어느덧 자기보다 훌쩍 큰 인간의 아이를 토닥이는 신이치. 살아있는데다 어쩐지 행복해 보이는 소꿉친구에게 잘됐다 말해줘야 하는데 신이치는... 하고 말 못할 소유욕으로 남몰래 속앓이하는 후루야도 보고 싶어. 아무튼 그런 식으로 카자미에겐 상사, 후루야에겐 부하인 상태로 남은 채 자주 신이치 만나러 가는 스카치라던가. 그리고 평소엔 첫 만남에서 조금 정도 유들 해진 것뿐인 성격 나쁜 모습으로 신이치를 대하던 후루야가 차근차근 허니트랩을 쓸 때의 낯을 꾸며 신이치에게 다가가면 좋겠다. 신으로 살아가며 솔로로 살아 온지(혹은 솔로로 돌아 온지) 대략 몇 천 년이 되는 신이치는 그저 얘들 귀엽네, 하고 있었으면.
언젠간 후루야도 스카치도 신이치에게 고백해주겠지...? 같이 살아주겠지..? 아주아주 먼 훗날 둘이 죽으면 신이치가 영혼을 모아다 이름 붙여 자기 휘하 요괴로 삼아주면 좋겠다.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아줘 후루신스카...(대체
[난 이런 삼사조가 좋아]
핫토리: 피 잘만들었네. 야야, 잘 오고 있나?
하쿠바: 그럼요. 뒤에서 쿠로바군이 저와 쿠도군의 옷을 잡고 나아가길 막는 것만 뺀다면.
신이치: 너 진짜 겁 많다.(이래놓고 키드 일은 어떻게 했지?)
카이토: 신이치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하쿠바: 아, 저건...
카이토: 히이이이익!!! 피분수!!!!
신이치: 진짜네.
핫토리: 진짜다.
하쿠바: 가보죠.
카이토: ...(짜식음) 나 이런 루트 정말 싫어.....!!
[감성넣은 헤이신]
사랑에 빠진다, 라는 건 사실 얼마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말인가.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감정 속에 푹 파묻힌 순간을 재빨리 알아채 녹여낸 문장 일 텐데.
어쩌면 그 말을 처음 쓴 사람은 본인이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도, 그 감정에서도 헤어 나올 수 없을 터임을 알았기에 꺼낼 수 있던 말이 아니었을까. 지금 이 순간의 핫토리 헤이지처럼. 목을 콱 막히게 만드는 물속이라도 된다는 양 밀도 높은 사랑속에 빠져 다른 말은 떠올리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쿠도.
-왜, 핫토리.
사랑에 빠진다는 말은 아름다운 만큼 어쩜 그리도 무거운지. 딱 그만큼의 무게를 담은 부름이 마음에 얹혔다. 가볍기 그지없는 대답에도 입이 다물려버릴 정도로. 감히 혓바닥을 놀려대기엔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고개를 저었다.
-싱겁긴.
다시금 날개 짓 같은 신이치의 말이 얹힌다. 편안한 사람을 대하듯 풀어진 입매가, 살짝 휜 눈 밑이, 자연스레 펴진 눈썹 등이 여유롭기 그지없다. 꼭 달의 생명체 같은 신이치의 무게는 핫토리에게만 여섯 배로 무거웠다. 아마 빠져든 사랑의 무게였을 터다.
이후 똑같이 사랑에 빠진 신이치가 참다참다 못해 먼저 말할 때 '너와 나의 궤도가 같아졌나 보다, 이제 더는 네가 무겁질 않았다.'하는 독백하는 헤이지 보고 싶어...
[아무말 카이신]
숨을 한껏 들이마신 뒤 그럭저럭 부푼 폐랑 가슴을 보여주면서, 봐 이게 신이치를 생각할 때 부푼 내 마음이야! ٩(◦`▿´◦)۶하고 장난치는 카이토랑 "겨우 그 정도야?"하고 웃으면서 장난 받아주는 신이치. 그 말 덕에 행복해져서 "당연히 이것보다 더 더 많이 좋아하지!" 하고 껴안는 카이토랑 "그래, 그래야지." 하며 머릴 쓰다듬는 신이치가 보고 싶은 밤 10시 23분...
[한국말 서툰 핫토리로 헤이도일]
뜬금없지만 교환학생 온 핫토리랑 일본어에 유창해서 핫토리를 도와주는 남도일로 헤이도일? 보고 싶어...
처음엔 딱히 도일이가 핫토리 전담이고 그런 건 아니었겠지. 한국어가 서투른데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게 반쯤 버릇이다 보니 헤이지는 묵묵하고 인상 무서운 일본인으로 알려졌는데, 지나가다 떨어뜨린 걸 주워 전해주려다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릴 긁적거리는 핫토리 보고 도일이가 아하.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어깨 툭 치고 나름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도와줄까?"하고 묻겠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니까 손목 잡아끌어서 그 물건을 돌려주며 얘가 주웠다고, 주고 싶던 것 같은데 아직 한국어에 약해서, 하구 소개해주면 좋겠다. 그런 식으로 핫토리에 대한 잘못 퍼진 인식도 고쳐주고, 나름 주위에 일본어, 핫토리한텐 한국어를 가르쳐주면서 어쩐지 중재자 역할을 떠맡게 된다던가.
어느새 핫토리 옆엔 남도일이 있는 게 너무 당연해지고 애들도 그걸 알고 자주 물어주면 좋겠다. 핫토리군? 도일이는? 어이, 남도일 어디 있는지 아냐? 하는 말 만큼은 다 알아듣는 핫토리라던가. 그러다가 문득 제 옆에 돌아온 남도일한테 너 찾는 사람 있던데, 하고 말하면 그래? 라며 알려줘서 고맙다고, 조금 있다가 찾아가야겠다고 말하는 순간이 점차 좋아진다던가 해줬으면. 좀 쑥스럽고 객쩍지만 제일 먼저 챙겨지고 그 시야에 들어오는 게 자신이란 생각이 드니까 기분도 좋아지고. 뭣보다 사건 이야기를 해도 잘 맞고, 일본어로 조금 더 전문적인 말을 해도 유려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니까. 자꾸 찾다 보니까 결국 "뭐야 너희 사귀냐" 수준의 장난도 듣고 그럼 좋겠다. 말하고 나니까 남도일이 야 너는 그런 장난 치고 싶냐, 하면서도 웃으며 그 말 통역해주기도 하고. 핫토리는 그 순간 깨달으면 좋겠어. 아 그렇네, 남들에겐 그렇게 보일수도 있구나 하고. 그 순간엔 전혀 아니거든? 하고 톡 쏘듯이 장난을 받아치긴 했지만 계속 그때 그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다 왜 내가 이런 거에 자꾸 연연하나, 나 설마 그 녀석 좋아하나? 까지 의식의 흐름이 흘러갔으면.
그런 식으로 자기 마음 깨닫고 나니까 이걸 어떻게 표현하나, 표현해도 되나 고민에 빠지는 것도 좋아해. 그때부터 남도일 몰래 반애들한테서 한국어 조금씩 배우고 그러지 않을까. 이제 나 없어도 잘 지내나보네, 하고 시원섭섭? 하기도 하고 좀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도일이. 그리고 그러던 중에 헤이지한테 붙잡혀서 "아, 안녕하세요! 캄사하구, 쵸아함미다!" 하는 말 듣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면 좋겠어. "그새 한국어 배운 거야? 그래도 그 녀석들 짓궂긴. 마지막 말은 네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해 줘야지." 하는 남도일. 한국어로 말해버려서 순간 이해 못한 핫토리보곤 아차해서 "마지막 말은, 나 말고 네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주는 말이라고." 다시 말해주는 것도 보고 싶어. 핫토리 순간 자기가 차인건가? 어쩐지 아련한 듯 뿌듯한 듯 덧없는 남도일의 웃음보면 차인 것도 같고. "그, 그래…?" 하고 물러나긴 했지만 속이 적잖이 쓰라리면 좋겠다. 그래도 막상 또 멀어지려고 하면 더 괴로우니까 언제 잠시 떨어져있었냐는 듯 붙어있는 생활을 계속하고. 그러면서도 틈틈이 한국어공부를 더 하기도 하고.
그러다 나중에 교환학생으로서 한국에 있는 마지막 날. 공항에서 마중 나온 남도일보고 자꾸 입을 뻐끔거리다, 이렇게 헤어지나 저렇게 헤어지나 멀어지는 건 똑같은데 마음 정돈 전하고 헤어져도 괜찮잖아! 말해라 핫토리 헤이지, 오사카인은 깡 아이가! 해서 다시금 여태 공부했던대로 말하면 좋겠어. 뭐 그래도 떨리고 두근거려서 머릿속이 뒤죽박죽 돼 있을 것 같은 걸. "조, 좋아하는 거 너다! 사랑함니다. 제일 예뻐써요! 나는 너랑 만나서 행복했다!" 하구 되게 아무말 같은 고백 다시 해줬으면. 핫토리 목청이니까 주위 사람들이 다 돌아볼 정도의 열렬한 고백 아니었을까 싶고. 순간 놀라서 눈만 깜빡거리던 남도일이 나…? 하기도 하고. 핫토리가 열심히 고개 끄덕이니까 남도일 진짜 얘가 귀엽고 어떡하지 싶으면 좋겠어. 방금 전 고백이 생각나 옛날에, 자기가 웃어 넘겼던 좋아합니다 했던 말도 기억나고. 진짜 귀엽고 그때 자기 말이 미안하기도 하고, 또 다가오는 비행기 시간에 "내 번호 기억하지? 꼭 연락해!" 하고 보내주는 남도일.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도 네가, 좋은…것 같기도 하거든?" 하는 말 해줘서 핫토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 표정 지어주구 그랬으면 좋겠어.
아무튼 그러다 핫토리 손 흔들어주면서 보낸 남도일이 '그러고 보니 이거 고백 받은 거지? 난 거기다 대답한 거고…' 하구 새삼스레 깨달은 뒤엔 '아아악 미친놈아!' 하고 그제야 핫토리가 겪었던 설렘이나 당황스러움을 제대로 느끼고, 핫토리 비행기모드라 전화도 카톡도 라인도 문자도 못하는 상태인 휴대폰만 꼭 쥐고 얼굴 새빨개져서 "말하면 이뤄…지네?" 하고 얼떨떨하면서도 행복해졌으면.
아무튼 둘 다 돈 많으니까 국제전화도 하고 국제적인 사건도 좀 해결하고 핫토리 신칸센에서 비행기로 갈아타는 연애도 좀 하면서 그렇게 살아...
서툰 한국말로 높임말과 반말 헷갈려가며 고백하는 핫토리 헤이지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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